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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CS발 위기에도 '빅스텝'…"인플레 진정이 최우선"(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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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안정보다 인플레 진정에 무게
美 Fed, 21~22일 금리인상폭 주목

유럽중앙은행(ECB)이 앞서 예고한대로 16일(현지시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유럽에서도 크레디트 스위스(SC) 위기설이 불거졌지만 ECB는 금융 시스템 안정보다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더 무게를 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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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리를 0%로 유지해 오던 ECB는 지난해 7월 0.5% 인상을 시작으로 여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다.

시장에서는 ECB의 기준금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10일 유동성 위기를 겪던 미국 SVB 파산을 시작으로 12일 시그니처 뱅크 파산, 14일 CS 위기설까지 확산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 불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스위스 금융당국은 CS에 최대 70조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방아쇠를 당긴 가파른 금리인상이 은행의 자금난을 악화시킨 만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흐름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쏠렸다. 시장에선 ECB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특히 이날 ECB의 결정은 오는 21~22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란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ECB는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여러 차례 언급한 대로 결국 빅스텝을 밟았다. 금융 시스템 불안을 잠재우는 것보다 인플레와의 싸움을 더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로존 물가를 살펴보면 2월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6% 올라 전월(5.3%)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CPI 상승률은 8.5%로 둔화되긴 했지만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불길이 여전히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 시스템 불안 나아가 금융 위기 우려를 진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도 떠안게 됐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데이터에 근거해 접근하는 방식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현재 시장의 긴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가격 안정과 금융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준비 또한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CB는 필요시 유로존의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완전히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날 ECB의 빅스텝 단행으로 향후 금리 경로와 관련한 Fed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WSJ는 "중앙은행은 여전히 높고 끈적한 인플레 억제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면서 "ECB의 결정은 미 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미국 은행 2곳의 파산으로 촉발된 시장의 위기 신호에 어떻게 대응할지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의 시장 혼란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CB 기준금리 결정 직후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입하면서,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기준금리 발표 전 2.193%에서 2.145%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며, 중앙은행들이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스위스 투자은행(IB)인 UBS의 로한 칸나 금리 전략가는 "그들은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근원물가가 상승에도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ECB가)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몇몇은 Fed가 다음주 회의에서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일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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