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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구제에…美헤지펀드 제왕 "자본주의 붕괴" 일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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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투입으로 기사회생, 모럴 해저드 심화

미국 공화당의 정치자금 큰손이자 억만장자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창업자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실리콘밸리은행(SVB) 구제조치에 대해 미국식 자본주의가 붕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일갈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핀은 전날 영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본주의 경제 미국이 우리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다"며 "정부가 예금자들을 모두 구제하면서 금융 규율이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이는 SVB 파산 사태가 미 금융권 전반의 위험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으려는 포괄적 정책 패키지를 두고 연방정부가 또다시 월가 구제에 나선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투자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은 투자자 개인에게 있으며,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기업을 살리는 것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붕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 12일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의 법상 보호한도를 넘어가는 전체 90% 이상의 예치금까지 모두 보호하겠다고 밝히며 패닉으로 인한 예금 대량 인출(뱅크런) 사태의 연쇄 발생을 막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SVB 붕괴 사태의 불똥이 금융계 다른 영역으로 옮겨붙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구제 정책 패키지 발표 이튿날 뉴욕 증시 등 지표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그리핀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도 (미 금융권 유동성은) 충분히 강하다"며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큰 교훈을 줄 기회였는데 정부가 그 기회를 놓쳤다"고 직격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금융업계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 오히려 건전한 시장 질서를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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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디 워터스 캐피털의 설립자인 카슨 블록도 "예금자들은 그들이 투자한 은행의 위험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SVB의 법정 한도를 넘는 예치금을 보호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관리 회사 AQR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공동 설립자인 클리프 애즈니스도 자신의 트위터 "예금자들이 그들이 돈을 두는 곳에 대한 위험도를 고민할 기회를 빼앗았다"며 정부가 SVB의 예금자를 구제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적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는 구제금융이 아닌 예금자 보호라는 올바른 일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미 헤지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이 전날 "중요한 것은 정부가 예금자들이 은행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보낸 데 있다"고 강조했다.


애크먼 회장은 미 정부의 긴급조치에 대해서도 "구제가 아닌 예금자 보호를 위한 개입"이라고 선을 그으며, 2008년 금융위기 때 세금을 우선주 형태로 은행에 투입해 구제금융에 나섰던 조치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러면서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1930년대식 뱅크런이 지속돼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수백만명의 어려움을 초래했을 것"이라며 "정부 개입에도 더 많은 은행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가 은행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뱅크런이 벌어진 SVB가 파산하면서 미 금융투자업계가 일대 혼돈에 빠졌다. 총자산 2090억달러(약 277조원)에 달하는 SVB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상업은행(CI)이자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다. 미 역사상 정리 절차에 이른 상업은행 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라진 워싱턴뮤추얼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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