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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빠진 한국]②"디에타민 댈구"…'마약'장터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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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청소년 마약사범 294명 검거
SNS 대리구매로 마약류 의약품 구해
과도한 다이어트·호기심으로 마약류 접해
"어릴 때부터 체계적 교육 필요해"

"ㄷㅇㅌㅁ(디에타민) 댈구(대리구매) 합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약물 대리상의 소개글이다. 디에타민, 일명 '나비약'과 같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자기 이름으로 잔뜩 처방받아 놓고 청소년들에게 이문을 붙여 판매하는 업자이다. 직접 연락을 취해보자 빠르게 답변이 돌아왔다. 구매량 제한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30알 준비하는데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릴 뿐, 제한은 없다"고 답했다.


[약물에 빠진 한국]②"디에타민 댈구"…'마약'장터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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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검거된 10대는 294명이다. 2018년 104명이던 10대 마약류관리법 사범은 2020년 241명으로 늘더니 2021년 309명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SNS와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이 활성화되면서 마약과 마약류 의약품을 이 경로로 접하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한다.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마약은 물론이고 16세 이하 청소년은 마약류 의약품도 처방받아 복용할 수 없다.

청소년들이 마약류 약물을 접하는 이유는 과도한 다이어트나 공부 집중 효과를 위해서다. SNS상에서 일명 '뼈말라족'이 유행하면서 일부 청소년들은 마약류 식욕억제제까지 손을 댔다. 뼈말라족은 과도하게 마른 체형을 선망하며 살을 빼는 청소년을 의미한다. SNS에 뼈말라족을 검색해보니 디에타민과 같은 약물에 의존하는 사례가 흔했다. 디에타민에 포함된 펜터민이란 성분은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킨다. 과도한 도파민은 각성 상태·불면증·환청 등을 유발하며, 심하면 환각 상태까지 일으킨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대부분의 청소년은 닮고 싶은 사람을 따라하고 싶은 욕심과 호기심으로 인해 마약류 약물을 접하게 된다"며 "성인조차 자제하기 힘든데 빠른 다이어트 효과와 각성 상태를 경험한 청소년은 더욱 중독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 디에타민 처방법 공유…SNS 통해 마약류 의약품 구매·유통하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일종의 마약류 의약품 대리구매의 장터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직거래 방식으로 의사 처방전 없이 디에타민과 같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구했다./사진=트위터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일종의 마약류 의약품 대리구매의 장터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직거래 방식으로 의사 처방전 없이 디에타민과 같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구했다./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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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청소년들은 서로 쉽게 약물을 구하는 법을 공유하면서 법망을 피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0대 고등학생들은 별 의심 없이 병원에서 디에타민과 콘서타를 처방받을 수 있다며 영웅담을 말했다. 콘서타는 ADHD 치료에 쓰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부작용으로 각성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병원을 통하지 않아도 마약류 의약품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SNS와 채팅 애플리케이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마약을 구입하고 투약한 혐의로 A양(14)을 불구속 입건했다. A양은 서울 광진구 한 주택가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손에 넣었다. 던지기 수법은 마약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판매자가 어느 장소에 마약을 숨겨놓으면 구매자가 가져가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청소년들이 직접 SNS를 통해 마약류 의약품을 유통하기도 한다. 지난해 6월 경남경찰청은 디에타민을 SNS로 사고 판 5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이 가운데 13~18세가 46명이었다. 판매자들은 강원·경북 지방의 병원을 돌면서 자신 또는 타인의 명의로 디에타민을 사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자들은 병원에서 처방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SNS로 디에타민을 구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센터장은 "현재 미디어에서 마약을 묘사하는 방법은 호기심 발동에 치중돼 있어 청소년들이 현혹되기 쉽다"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마약과 약물은 삶을 파괴하니까 절대로 손대면 안 된다는 체계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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