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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기업들은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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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발전 입찰 시장 행정 예고
첫해 물량 1300GWh·설비 200MW급
기업들 "6GW 대기중…턱없이 부족"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수소발전 입찰 시장을 개설하고 2025년부터 수소 발전에 착수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수소발전 입찰 시장 연도별 구매량 산정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산업부는 업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상반기 안에 수소발전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소를 이용해 발전하면 석유나 가스, 석탄 등을 이용한 화력발전과 달리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는 머지않아 동이 난다. 반면 세상에서 가장 흔한 원소라는 수소는 추출할 때 비용이 많이 들지만, 고갈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말하자면 수소 발전은 친환경적, 미래지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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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소발전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수소 발전은 태양광, 풍력과 달리 연료비가 들어 다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부는 수소발전을 RPS에서 분리해 연료전지 외 수소터빈, 수소엔진, 암모니아 혼소 등 다양한 수소발전 기술들이 경쟁해 보급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산업부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 1회씩 2025년 일반수소 발전분에 대한 입찰을 진행한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일반수소 발전 개설 물량은 매년 1.3TWh(테라와트시)로 정했다. 다만 산업부는 향후 분산에너지 보급 추이, 청정수소 공급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일반수소 발전시장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대신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을 2024년 개설해 2027년 3.5TWh, 2028년 3.0TWh 분량으로 발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 발표를 기다리던 기업들은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수소가 미래”라며 투자를 늘렸지만 이번 수소발전 입찰 규모가 턱없이 작다고 지적한다.

첫해 입찰 물량인 1300GWh는 연료전지 설비용량으로 200MW다. 업계는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연료전지 설비량을 6GW(6000MW)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말하자면 정부가 이미 허가를 내준 발전량의 30분의 1 정도만 사주겠다는 이야기다.


작년 12월9일 열린 제274차 전기위원회에서 허가가 난 연료전지 용량만 160MW다. 첫해 입찰 물량의 대부분 채울 수 있는 규모다.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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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서 발을 뺄 준비를 하는 기업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GS에너지 발전자회사 GS파워는 최근 내부적으로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더 확대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재 GS파워는 부천과 안양에 각 10MW, 5MW급 연료전지 발전기를 가동 중이다. 하지만 연료전지로 생산한 전기는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연료전지 사업자는 생산한 전기는 전력도매가격(SMP)으로 팔고, 보조금격인 신재생에너지공급 인증서(REC)를 판매한 금액으로 추가 수익을 낸다. 정부가 지난 2021년 연료전지에 대한 REC 가중치를 2.0에서 1.9로 낮췄다. REC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에 가중치를 곱해 계산하는데 가중치가 낮아져 수익이 줄었다. 또 한국전력 적자로 작년 12월부터 SMP상한제를 실시하면서 SMP를 ㎾h당 250원에서 160원으로 깎아 수익은 더 나빠졌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수소 가격도 뛰어 원료비 부담이 커졌는데 정부 지원은 되려 줄었다"며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수소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정부 지원이 줄면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9년 공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연료전지 발전설비 1GW를 2022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달 기준 전국에 설치된 연료전지 발전설비는 874MW에 그친다.


한 기업 관계자는 "대규모 수요 창출을 통해 초기에 수소 산업을 육성하기보다는 전력 산업의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설계된 시장"이라며 "수소경제 확대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부족해 투자를 준비해온 기업들의 의지와 사업 추진 동력이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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