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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의 '3無' 코로나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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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지난 1일 중국이 한국발 입국자를 상대로 재개한 코로나19 검사는 시작부터 끝까지 물음표투성이다. 시행 하루 전 보복의 화살을 쏘듯 발표된 이번 검역 조치는, 그 과정과 결과의 측면에서 ‘3가지’가 없다. 굳이 이름 붙이자면 ‘3무(無) 코로나 검사’라 부를 수 있다.


하나는 ‘중국인’이다. 이날 중국 광저우·난징·옌지·항저우·웨이하이·상하이 등 10곳에 한국발 항공편이 도착했는데, 공항 관계자들은 같은 항공기를 타고 도착한 중국인 승객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았다. 중국 국적자를 따로 불러 내리게 한 뒤, 외국인(한국인 포함)만 줄을 세워 검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인에 대한 검체 채취는 옌지의 차오양촨국제공항에서 ‘무작위 3명’을 뽑아 진행한 사례가 유일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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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에 대한 일관된 ‘기준’도 자취를 감췄다. 이날 난징·옌지·선전·항저우 등에서는 검체 채취 후 결과 확인까지 시간이 걸리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광저우에서는 즉시 결과가 나오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했다. 구체적인 검사 장소나 과정, 양성 시 격리 기간 등에 대해 사전에 안내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 두 경우 모두 검사 후 집이나 숙소로 내보냈다. 각 지역이 형편에 맞춰 다른 대응을 한 것은 이번 조처가 세밀한 준비 또는 계획 없이 이뤄졌다는 방증이라고 소식통들은 귀띔했다.

이번 코로나19 검사의 가장 큰 문제는 방역의 측면에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같은 비행기에서 2시간여를 함께 지낸 중국과 한국인 승객을 오로지 국적으로 구분해 검사를 한 것부터 양성 여부 확인 전에 공항 밖으로 내보낸 것까지, 방역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양성일 경우 추후 개별 연락을 하지만 이미 중국 전역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별도의 격리나 관리를 하지 않는 위드코로나를 이행 중이다. 결국 이번 조처는 중국이 그토록 비난했던 ‘방역의 정치화’를 스스로 저지르고 있음을 자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폐지는 경제를 정상궤도로 돌려놓으려는 ‘합리화’의 시도로 읽혀 왔다. 그러나 이번 검역 조치는 한국을 대상으로 방역 보복을 하는 데에 골몰한 나머지, 또다시 비합리의 병폐를 드러낸 사례로 남게 됐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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