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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후 강제전역, 변희수 하사 순직 인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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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공무 인과관계 없어 비순직 처리"
군인권센터 "의무복무 중 사망, 순직인정해야"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성전환 수술 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숨진 고(故) 변희수 전 하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군은 변 하사의 사망이 공무와 인과관계가 없어 순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지만, 인권단체 등은 군의 비(非) 순직 처리가 트랜스젠더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31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성전환 수술 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숨진 변 전 하사에 대해 순직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처리한 국방부에 재심사를 권고했다.

변 전 하사는 2019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이듬해 1월 23일 심신장애를 이유로 강제 전역 처분을 받자 변 전 하사는 이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첫 변론을 앞둔 2021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육군과 인권단체 등은 변 전 하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왔다.


초반 쟁점은 변 전 하사의 사망 당시 '신분'에 있었다. 변 전 하사는 2020년 1월 23일 강제 전역 처리됐기 때문에 사망 당시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군 순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2021년 10월 강제 전역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면서 판단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육군은 항소를 포기하고 변 전 하사에 대한 강제 전역 처분을 취소하고 정상 전역 처리했다.

하지만 지난달 1일 육군이 낸 결론은 '비 순직'(일반사망)이었다. 법원 판결 이후 '전역 직후 숨진 민간인 사망자' 신분에서 '군 복무를 하다 죽은 일반사망자'로 판단이 달라진 것은 일부 진전으로 평가받지만, 육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변 전 하사의 죽음이 공무와 인과관계가 없어 순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후 쟁점의 불씨는 순직 분류 기준으로 옮겨붙었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군인의 사망은 군인 사망은 전사, 순직, 일반사망, 공상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순직은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경우로 규정돼 있다. 육군은 하사가 직무수행 중 사망 사례를 다룬 순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변희수 전 하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변희수 전 하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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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군인권센터 등이 참여한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 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동위)의 판단은 다르다. 공동위는 변 전 하사가 의무복무 기간에 사망했으므로 순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7년 3월 1일 단기부사관으로 임관한 변 전 하사의 의무복무 기간은 2021년 2월 28일까지다. 장기복무를 지원할 수 있었으나 강제 전역을 당해 지원의 기회를 얻지 못한 데다, 경찰이 판단한 변 전 하사 사망 시간은 의무복무 만료일 하루 전인 같은 해 2월 27일 오후 5시 43분에서 오후 9시 25분 사이이므로 의무복무 기간에 사망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군인사법 제54조의2 제2항에 따르면 군인이 의무복무 기간에 사망한 경우 순직자로 분류하며, 고의·중과실 또는 위법행위를 원인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일반사망자로 분류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공동위는 또 군의 부당한 전역 처분이 변 전 하사의 극단적 선택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지난달 YTN '이슈인사이드'에서 "변 전 하사의 의료기록 등을 살펴보면 강제 전역 이전과 이후에 정서 상태가 매우 크게 차이가 난다. 의사들도 변 전 하사의 정신적 어려움이 강제 전역 때문이었다고 진단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공무원이 부당해고를 당해서 사망했는데 나중에 법원에서 '이 해고가 부당하다'고 인정을 했다고만 생각하면 해당 공무원을 순직 처리해 주는 것은 굉장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일"이라며 "변 전 하사가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된 건 그가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역시 부당한 전역 처분이 주된 원인이 돼 변 전 하사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순직으로 심사하라고 국방부에 요구한 바 있다.


실제로 군인사법시행령과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 등이 개정되면서 복무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에도 그 원인이 군과 관련된 것으로 규명되면 순직으로 인정할 수 있다. 변 전 하사 죽음의 배경에 군의 부당한 전역 처분이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순직으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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