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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갔더니 대기 10시간…"자가치료 돼 나오는 곳" 伊 자조

최종수정 2022.12.03 22:00 기사입력 2022.12.03 22:00

이탈리아서 환자는 주치의에 직접 연락해 진료 받아야
주치의 한 명이 많은 사람 담당…"장시간 대기" 불만도
한국서도 응급실 불만 1위는 대기시간

사진은 기사 내용 중 특정한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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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이탈리아에서 아기를 데리고 응급실에서 장시간 기다리다가 의사를 끝내 보지 못한 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는 한 부부의 사연이 현지에서 화제다.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북부 밀라노에 사는 조르자와 그의 남편은 지난달 말 20개월 된 아기를 안고 소아 응급실로 향했다. 사흘 전부터 아기가 고열과 기침 증상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기의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악화했다. 기침이 더 심해지고, 해열제를 먹였음에도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갔다고 한다.

이탈리아는 전 국민 주치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몸이 아프면 주치의에게 직접 연락해서 예약을 잡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후 전문의 진료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경우에만 전문의를 찾아갈 수 있다. 동네 병원이나 의원이 국민의 생활과 질병을 관리하는 전담 의사 역할을 해서 중복 및 과잉 검사를 막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문제는 주치의를 만나기까지 다소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치의 한 명이 워낙 많은 사람을 담당하다 보니, 주치의를 만나기 위해 1주일 이상 대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 시간이 워낙 길다 보니 '이탈리아 응급실은 알아서 괜찮아져서 나오는 곳'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조르자 부부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이들은 응급실 방문에 앞서 주치의와 예약을 잡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해봤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직접 아기를 안고 응급실에 방문했지만 답답한 상황은 계속됐다. 2시간에 걸쳐 간신히 접수를 마친 부부에게 간호사는 '대기자가 많아서 6∼10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로 꽉 찬 대기실에는 빈 의자도 없어서 부부는 차가운 병원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아야 했다.


그러다 대기하던 사이에 아기의 열이 내려갔다. 결국 밤 10시에 응급실에 도착한 부부는 의사를 만나지 못한 채 다음 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사연은 조르자가 직접 트위터에 글을 작성해 올리면서 알려졌다. 조르자는 "응급실은 꼭 필요한 사람만 가야 한다는 곳이란 것을 알지만, 부모로서 아기가 며칠 동안 40도 고열에 시달리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며 "고열이 감기 때문이 아니라 수막염 등 심각한 질병 때문일 수도 있지 않으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게시물에는 비슷한 경험담을 공유하고 공감을 표하는 댓글들이 잇따랐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응급실 대기시간은 한국에서도 주요 불만 사항이다. 응급실을 찾는 이용자 10명 중 4명은 응급실에서 의사를 만나기까지 걸리는 긴 대기시간을 가장 큰 불만으로 꼽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2017년 전국 만 20~80세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응급실과 구급차 등 전반적인 응급의료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 및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의 41.2%가 '응급실에서 의사 면담 및 입원, 수술까지 긴 대기시간'을 불만이라고 답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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