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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기업 증가"…기업대출 금리, 가계대출보다 높아져

최종수정 2022.11.30 07:55 기사입력 2022.11.30 06:10

4대은행 기업대출 금리, 가계대출금리 앞서

기업대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금리까지 가계대출 보다 높아 비상

경기 악화로 신용도 떨어지고, 회사채 금리 급등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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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경기 악화와 회사채 금리 급등 사태로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규모가 크게 불어난 가운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기업대출 금리가 가계대출 금리를 일제히 앞섰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자영업자들의 신용도는 하락세를 타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들의 금리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4대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가계대출 금리(정책서민금융상품제외)에 비해 은행별로 0.23~0.75%포인트 높았다. 한국은행이 연속해서 금리를 올렸던 최근 4개월 동안 기업대출 금리는 가계대출 금리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폭을 보였다.

가계보다 빠른 기업대출금리 인상

올해 7월 대비 10월의 4대 은행 기업대출 금리를 보면 모두 1%포인트 넘게 올랐다. KB국민이 1.48%포인트(4.08%→5.56%), 신한이 1.26%포인트(4.01%→5.27%), 우리가 1.17%포인트(4.07%→5.24%), 하나는 1.14%포인트 (4.20→5.34%) 상승폭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금리 인상폭은 덜했다. 하나가 0.9%포인트(4.11%→5.01%), 우리는 0.82%포인트(4.15%→4.97%), 신한이 0.63%포인트(4.41%→ 5.04%), KB국민은 0.48%포인트 (4.34% → 4.82%) 오르는 데 그쳤다.


기업대출 금리가 크게 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이 가계대출에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별로 예대금리차를 공시한 이후 금리 장사 낙인을 우려한 은행들은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여러 차례 인하했지만, 기업대출과는 거리가 먼 사안이었다. 상대적으로 기업대출은 금리 상승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10월 채권 시장 금리가 크게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계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에 한 번씩 바뀌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반영하지만, 기업대출은 대부분 은행채 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불안정해지며 은행채 6개월물 금리가 4%대, 1년물은 5%대로 약 13년 만에 최고점을 찍으며 기업대출 금리를 밀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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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떨어진 기업·자영업자들이 은행 대출로 몰려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은행 대출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연관된 기업들을 포함해 회사채 금리가 워낙 높아 발행도 못하는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몰렸다"며 "회사채 발행이 힘든 기업들은 신용도나 담보가 적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이런 기업들 때문에 전체 기업대출 금리가 올라간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자 대출 역시 기업대출에 속하는데 경기 악화로 자영업자 신용도가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소상공인 대출 보증을 서주는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상공인 신용위험 동향지수'는 45.0포인트로 2분기(36.8포인트) 대비 8.2포인트 올랐고, 4분기엔 55.6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0을 기준으로 100에 가까울수록 대출을 연체하거나 못 갚을 확률이 커진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업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올해 10월말 기준 약 578조3000억원으로, 작년 12월말(약 522조1000억원)보다 56조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금리는 하루가 멀다고 오르는데 기업들의 경영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을 제외하더라 영업이익(46조8975억원)은 25.61% 감소했고, 순이익(33조5575억원)은 31.22% 줄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경제 버팀목이던 반도체, 철강, 화학 쪽에서 이익 감소폭이 컸다"며 "수출도 역성장으로 돌아섰고 경기 민감도가 큰 업종 위주로 이익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대출금리는 올라가는데, 실적은 악화하며 앞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인 일명 '좀비기업'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 예측을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워낙 가라앉아 가계대출이 뒷걸음치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내년에도 기업대출 늘릴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상으로 기업대출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게 변수"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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