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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첫 대규모 구조조정"…메타의 진짜 문제는 '저커버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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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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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2004년 창사 이래 18년 만에 사상 첫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 수익 감소와 메타버스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실적이 크게 악화하자 비용 감축의 일환으로 수천 명의 직원 해고를 단행하는 것이다.


메타의 이러한 ‘허리띠 졸라매기’에도 투자자들은 메타버스를 향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투자 의지가 메타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메타 의결권 50%를 보유하고 있는 저커버그 CEO의 마음을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 "이르면 9일 수천 명 정리해고 단행"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이번 주 중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메타의 정리해고는 수천 명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의 직원 수는 9월 말 기준 8만7000명가량이다. 이르면 오는 9일 해고 대상 직원에게 통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회사 고위 관계자들이 직원들에게 이번 주에 출발하는 중요하지 않은 출장은 취소하라고 한 상태라고 전했다.

메타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고용을 대폭 확대해왔다. 2020년과 2021년 2만7000명의 직원을 고용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1~9월 중 1만5000명 이상이 회사로 들어오게 됐다.


WSJ는 "계획된 정리해고는 메타의 18년 역사상 첫 인력 감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로 직원 수 절반인 3700명 규모의 해고를 단행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보다는 그 규모가 작겠지만 정리해고를 단행한 다른 주요 기술 기업들에 비해서는 많은 직원이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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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메타는 사상 처음 매출이 감소하고 주가 하락률도 70%를 넘어 S&P500 기업 중 꼴찌를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사상 첫 월평균 활성 이용자 감소에, 광고 매출 감소로 사상 첫 매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우선순위를 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면서 "이는 곧 일부 팀은 내년에 의미 있게 성장하겠지만 대부분의 다른 팀은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되거나 아니면 더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정리해고를 예고했다.


메타가 올해 비용 감축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메타는 지난 9월 직원 감축을 통한 향후 수개월간 최소 10%의 비용 절감을 해나가겠다고 밝힌 적 있다. 저커버그 CEO는 또 지난 6월 사내 회의에서 "현실적으로 회사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아마 있을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 경고한 끝에 수천 명 규모의 대대적인 해고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 메타의 문제는 저커버그?

"메타의 주가가 황소처럼 날뛰는 데는 한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저커버그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시장에서 메타의 장애물로 저커버그 CEO를 지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에서 메타플랫폼으로 사명을 바꾼 지 불과 1년 만에 메타는 비용 확대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메타버스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투자자들에게 "인내심을 가져주는 것에 감사하며 우리에게 투자한 분들은 결국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커버그 CEO의 발언과 달리 투자자들은 속앓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장한 미국 기업의 경우 주주들의 수익성 증대 요구를 무시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메타의 경우 지배구조 자체가 저커버그 CEO를 압박하기 어려운 형태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메타 주식의 경우 클래스A와 클래스B로 나뉜다. 클래스A는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보유할 수 있으며 클래스B는 저커버그 CEO를 비롯한 일부만이 보유할 수 있는 형태의 주식이다. 클래스A 보유자는 의결권을 주당 1표 갖지만 클래스B 보유자는 주당 10표를 갖는다. 이에 따라 클래스B 주식의 90%를 보유한 저커버그 CEO는 전체 회사 지분율은 13%에 불과하지만, 의결권은 54.4%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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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교수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올해까지 페이스북의 주가가 매우 좋아 의결권에 있어 밀리는 클래스A 주식이라도 투자자들이 살 이유가 있었다"면서 "이제는 주식을 파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메타의 내부고발자인 전 페이스북 수석 프로젝트 매니저 프랜시스 하우건은 이 부분 때문에 저커버그 CEO를 쫓아내는 게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주주들이 CEO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빅테크 기업의 거버넌스 문제가 중요해졌다면서 메타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창업자가 의결권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주주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의 의결권이 15% 미만,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창업자가 보유한 의결권이 아예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메타의 투자자들은 올해 초 연례 주주총회에서 클래스B 주식을 폐기하자는 주주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찬성률은 28%로, 2014년 같은 주주제안에 대한 찬성률(17%)보다는 높았지만 가결되긴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에 메타 주식 200만주를 보유한 헤지펀드 알티미터 캐피털의 브래드 커스트너 CEO는 메타에 공개서한을 보내 "인력을 20% 줄이고 메타버스 투자를 연 50억달러(약 7조원) 이하로 줄이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한 외신은 "공식적인 회사의 정책 변화를 요구할 방법이 없는 주주들은 회유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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