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두는 불황주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채권추심 관련 업체의 주가는 상승했지만 전통적인 불황주인 통신주와 휴대전화 소액 결제 관련주는 약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고려신용정보 는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13.75% 오른 1만3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만 3.41% 상승했다. SCI평가정보 는 이보다 더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17.27% 상승한 4685원을 기록했는데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55% 넘게 올랐다. 고려신용정보의 상승은 이날에도 이어졌는데 오전 9시7분 기준 1.10% 상승했다.
채권추심, 신용조사 관련 업체인 이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져 상환일에 돈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들이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2.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회의에선 한 번에 50bp(1bp=0.01%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예상돼 채권추심 관련 업체의 주가 상승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4월과 5월, 7월, 8월까지 4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반면 다른 불황주인 통신주와 휴대전화 소액 결제 관련주는 약세다. KT 는 전거래일 2.45% 내린 3만3900원을 기록했는데 지난달 초보다 7.50% 내렸다. SK텔레콤 도 전일 3.99% 하락, 같은 기간 7.06% 떨어졌다. 통신주의 경우 경기가 나빠져도 통신료를 쉽게 줄일 수 없어 불황주로 꼽힌다. 또 배당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경기 불황기에 투자자의 이목을 끈다. 하지만 국내 증시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통신주도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휴대전화 소액 결제 관련주인 KG모빌리언스 는 전일 6.50% 내린 532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1개월 전 주가 6780원과 비교하면 21.53% 급락했다. 휴대전화 소액 결제 관련주는 현금이 부족한 이들이 소액결제로 몰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경기 불황주로 분류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볼 때 주식이라는 자산 자체가 주는 매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서 "채권추심 관련주는 기준금리 인상의 반사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증시) 상황이 더욱 나빠지면 상승이 지속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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