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값 오르니 유럽 비료업체 타격… 암모니아 생산 차질

란드 수도 바르샤바 인근 렘벨시치즈나 천연가스 중계소 내 가스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비료업체 야라 인터내셔널이 가스값 상승을 이유로 유럽 내 암모니아 생산량을 추가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야라는 암모니아 생산량을 전체 설비 용량의 35%로 줄였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야라는 지난 3월에도 생산량을 45%로 줄였다. 야라의 암모니아 생산량은 연간 기준 약 310만t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야라는 "글로벌 원료 공급망·생산시설을 최대한 활용, 운영을 최적화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다"며 "가능하다면 수입 암모니아를 활용해 질소 비료를 꾸준히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유럽 가스 값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전쟁 전인 2월 초 메가와트시(㎿h)당 70유로 안팎이었지만, 지난 15일 기준 220유로(9월물)로 3배가 됐다.

화학비료 주성분인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와 공기를 원료로 만들어지고, 이 과정에서 대량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가면 암모니아 생산 비용도 따라 치솟게 되는 구조다.

다른 유럽 비료업체들도 생산량을 크게 줄이는 상황이다. 'CF산업'은 영국 공장에서 암모니아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폴란드 최대 화학기업 '그루파 아조티' 역시 암모니아 생산량을 줄였다. 원자재시장 분석업체 CRU그룹에 따르면 야라가 생산량을 줄이기 전에도 유럽 암모니아 생산시설의 41%가 생산량을 줄였거나, 줄일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료 생산이 줄어들면 식량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올해 비료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식량이 모자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