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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반도체]車 반도체 품귀 3년 더 간다는데…만들어보겠단 기업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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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탈출구 안보이는 차량 반도체 공급난
세계차량 생산차질 275만대
자율주행차 붐 수요 더 늘어
부가가치 낮아 시장 진입 꺼려

[위기의 K-반도체]車 반도체 품귀 3년 더 간다는데…만들어보겠단 기업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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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2020년 말부터 불거진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최대 2025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완성차 업계는 차량 생산에 직격탄을 입었고 부품업체도 줄줄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고객들의 신차 리드타임(주문 뒤 제품을 받기까지 시간)도 현재 최대 30주까지 늘어났지만 별다른 해법을 찾기도 힘든 상태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각광을 받으며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낮고 진입장벽이 높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21일 유진투자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글로벌 차량 생산 차질 물량은 275만대로 나타났다. 전망치는 362만대에 달한다. 지난달 19일 기준 225만대, 306만대였던 것에서 각각 50만대, 56만대 늘어난 수치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의 전자장비를 제어하는 부품으로 두뇌 역할을 한다. 공조장치를 비롯 엔진까지 모든 분야의 핵심 요소다. 특히 기술의 발전으로 친환경차와 자율 주행차가 각광을 받으며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는 더욱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0년 380억 달러에서 2026년 676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발표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차량용 반도체의 자동차 한 대당 원가는 470달러다. 자동차 생산원가 내 비중은 2% 수준. 하지만 향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의 전환으로 원가 내 비중은 6%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통상적으로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 1대에는 200~300여 개, 하이브리드차에는 500~700개, 전기차에는 1000여 개 반도체가 들어간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레이더·라이다의 탑재 증가로 2000여 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반도체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뇌’ 역할을 하는 것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MCU의 97~98%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친환경차의 각광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업체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차량용 반도체의 부가가치가 스마트폰 또는 인공지능 등 반도체에 비해 낮고 자동차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대에 불과해 큰 이익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독자적 아키텍쳐를 보유하고 있어 타사 제품 사용이 어렵고, 극한 환경에서 운영되는 자동차의 특성상 안전성과 내구성에 대한 요구기준이 높은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차량용 MCU 생산경험이 없는 파운드리에 맡기지 않다 보니 공급 부족을 더욱 부추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다. MCU 시장은 일본 르네사스 30%, 네덜란드 NXP가 26%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설계에 치중하고 있으며, 생산은 대만의 TSMC가 세계 물량의 7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TSMC 전체 매출에서 차량용 반도체 비중은 3%에 불과한 수준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전자 등 최신 파운드리에서 사용되는 300㎜(12인치)보다 구형인 200㎜(8인치) 웨이퍼 팹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8인치 생산설비를 증설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상황이 아무리 빨리 좋아져도 올해 말, 내년 초까지는 어려움이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최악의 경우 2025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환경 자동차 시대를 맞아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 급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황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는 국내 파운드리의 주력 생산품목이 아니어서 정부의 신규투자 인센티브,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산업의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학과 증원, 현장 경험 있는 교수진 충원, 산업체 계약학과 신설, 대학 반도체연구센터 증설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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