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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참여’ 케인지언 조순...존경하고 따르는 경제학자만 1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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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재형 경제금융 에디터] 조순 전 경제부총리는 우리나라 경제학계의 거두(巨頭)로서 한국 경제학의 초석을 놨고 경제학 교수로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또 현실 참여를 중요시하는 케인지언(케인즈학파 경제학자)으로서 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서울시장 등을 역임했다.

◆케인지언...'찬 이성 더운 가슴'

조 전 부총리는 미국에서의 유학과 짧은 교수 생활 후 한국에 돌아와, 서울대에서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 등 세계 경제학의 흐름을 적극 소개하며 경제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1974년 출간한 '경제학원론'은 미국 폴 사무엘슨의 '경제학(Economics)'에 비견되는 훌륭한 원론서로 꼽힌다. 당시에도 경제학원론 책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일본 서적을 번역한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조순의 '경제학원론'은 국내 최초로 한국 경제학자로서 자신의 관점과 시각을 갖고 쓴 것이다.


조 전 부총리는 케인지언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견지했다. 서울대 교수로 첫 학기에 강의한 과목 중 '케인즈의 일반이론'도 있었다. 케인즈의 매우 어려운 저서를 원서로 한 학기에 다 뗐다고 한다.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경제학을 하나의 도덕과학으로 봤고, 현실 참여에도 적극적이었다"며 "조순 선생님은 케인즈를 여러 면에서 종합적으로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케인즈의 스승이었던 알프레드 마샬은 경제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찬 이성, 더운 가슴(Cool Head, Warm Heart)'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 문구는 서울대 경제학과의 슬로건이기도 하다.


조 전 부총리가 경제부총리를 역임하고, 서울시장 선거에 당선돼 시정활동을 하는 등 현실참여를 한 것도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을 것이다.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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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순학파? No…제자는 1만명(?)

"조순 선생은 겸손하게도 '조순학파'의 실체는 없다고 하시지만 선생을 존경하고 따르는 경제학자는 아마 사단 병력(1만명)은 될 것이다."


정운찬 전 총리가 올해 5월 발간한 '나의 스승, 나의 인생'이라는 책에서 '선생도 모르는 조순학파'라는 제목으로 쓴 글의 첫 문장이다. 정 전 총리는 조 전 부총리의 수많은 제자들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제자'이자 '아들 같은 제자'로 불린다.


조 전 부총리의 업적 중 하나는 수많은 경제학자들을 길러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조 선생님이 귀국하고 서울대 강단에 서면서 가르쳐주는 경제학에 감동해 유학을 떠난 사람들이 많았다"며 "정운찬 총리 동기들이나 그 이후 학번들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 경제학계에서 학파로 따지자면 서강대 교수였던 남덕우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서강학파'와 변형윤 전 서울대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학현학파'가 있다. 서강학파는 박정희 대통령 시기의 개발경제를 뒷받침했고, 학현학파는 한국 경제의 문제점에 천착하는 진보적 입장이었다. '조순학파'는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정운찬, 전성인, 김상조(전 청와대 정책실장), 이창용(현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현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함께 묶어 보기도 한다.


조순학파의 특징은 합리적인 경제정책을 통해 경제 안정과 발전의 균형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식의 주류적인, 체계적 방법론을 도입해 우리 실정에 맞게 비판적, 합리적으로 적용했다.


◆경제부총리, 서울시장, 당 총재

조 전 부총리는 육사 영어 교관 시절 당시 생도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만난 인연으로 1988년 12월 경제기획원 장관 겸 경제부총리로 발탁돼 입각했다. 당시 부총리로서 토지공개념 도입을 주도하기도 했다.


조 전 부총리는 노태우 정권 말기에 한국은행 총재를 지냈고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해 민주당 소속 서울시장과 한나라당 총재를 지냈다. 서울시장 시절에는 남산 혼잡통행료 징수와 교통카드 도입, 여의도광장 공원 조성 등 업적을 남겼다.




정재형 경제금융 매니징에디터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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