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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방역패스 확인하느라 화장실도 못 가" 자영업자들 하소연, 백화점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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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딩동'소리에 손님과 실랑이" "난처하다"
백화점·대형마트도 10일부터 방역패스 적용에 분주
QR코드 스캔하느라 출입구 앞 줄 길게 늘어서

서울의 한 백화점 입구. 시민들이 QR코드를 입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강주희 기자 kjh818@

서울의 한 백화점 입구. 시민들이 QR코드를 입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강주희 기자 kjh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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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정말 힘드네요." , "솔직히 스트레스 받습니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 대한 여론이 심상치 않다. 시민들은 필수시설까지 방역패스를 과도하게 적용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자영업자들은 바쁜 와중에 방역패스까지 확인하느라 일이 늘었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백화점 입구에는 QR코드 인증을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김모씨(64)는 방역패스 시행 후 일이 배로 늘었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김씨는 "손님 오실 때마다 일일이 QR코드 인증 해달라, 백신 접종했는지 보여달라, 확인할 게 너무 많아 화장실도 못 갈 지경"이라며 "단체 손님이 오거나 점심시간 때 사람이 몰리면 정신이 혼미하다. 확인을 제대로 못 하면 또 업장에 과태료를 물린다고 하니까 예민해지고 너무나 힘든 상태"라고 털어놨다.


지난 3일부터 방역패스 6개월(180일) 유효기간이 적용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백신 2차 접종을 끝낸 사람도 유효기간이 지나면 방역패스 효력이 무효가 돼 3차 접종을 해야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백신 미접종자는 48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PCR 음성확인서를 제시해야 한다. 유효기간이 남은 QR코드를 인식기에 스캔하면 "접종완료자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오지만,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미접종자일 경우 '딩동' 소리가 울린다. 오는 10일부터는 백화점·대형마트(점포 면적 3000m² 이상)까지 방역패스가 확대 적용된다.


또 다른 카페 직원 이모씨(30)는 "'딩동' 소리가 울리면 손님들이 당황해하는 경우가 많다. 실랑이를 벌인 적도 몇 번 있고 기분 나쁘다며 그냥 나가시는 손님도 계셨다"라며 "솔직히 확인을 해야 하는 우리라고 좋겠나. 협조를 잘해주는 손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손님이 있을 때는 정말 난처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카페. 출입인증기계가 놓여 있다./사진=강주희 기자 kjh818@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카페. 출입인증기계가 놓여 있다./사진=강주희 기자 kjh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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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부터 방역패스가 적용될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분주해졌다. 5일 방문한 동대문구의 한 백화점 입구 앞은 QR코드를 입력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져 혼잡한 모습이었다. 입구를 지키던 직원은 벌써부터 "10일부터는 방역패스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방문객들에게 안내했다. 10일부터는 PCR 음성확인서가 없는 미접종자는 혼자라도 백화점·대형마트에 출입할 수 없다.


백화점 관계자는 "방역패스까지 적용되면 앞으로 접종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입장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지는 일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혼란이 있을 것 같은데, 출입구에 인력을 조금 더 배치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을 방문한 시민들도 방역패스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QR코드를 입력한 한 시민은 "이제 '딩동' 소리까지 나"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백화점 입구에서 취재진과 마주친 한 시민은 "식당·카페는 그렇다 쳐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가는 백화점에서 접종여부를 일일이 어떻게 확인하냐. 지금도 이렇게 줄이 길게 늘어섰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방역패스로 인해 다중이용시설에 방문하기가 한결 안심된다는 시민도 있다. 2차 접종 완료자인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도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만 모여있다는 안도감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효기간이 있으니까 언젠간 3차를 맞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기니까 그런 점은 좀 팍팍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방역패스 관련 논란은 법적공방으로까지 번졌다. 앞서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시민 1023명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방역패스 처분을 취소하라"며 본안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들은 이미 백신 2차 접종률이 90%를 넘어선 상황에서의 방역패스는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미접종자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역패스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원 판단도 나왔다. 4일 서울행정법원은 학원과 독서실 등 교육시설을 방역패스 적용 시설로 포함한 정부의 행정명령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시민단체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본안소송 판결 선고일까지 교육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 관련해 정부는 방역패스 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적용 예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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