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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긴급점검] 쌓이는 매물 끊기는 발길…지방은 미분양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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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4개월 만에 0.1% 미만 돌아서
수도권 10주 연속 쪼그라들어…급매물 나오고 매수세 위축
투자열기 식은 지방 미분양 속출…대구 이어 포항 청약 미달
"상승세 둔화 국면 접어들어" 내년에 보합전환 가능성도

[주택시장 긴급점검] 쌓이는 매물 끊기는 발길…지방은 미분양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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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호가를 크게 낮춘 급매물만 겨우 팔릴 뿐 거래가 끊겼어요."(서울 노원구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대표)


서울 등 수도권에 이어 지방 주요 대도시까지 주택 거래시장이 빠르게 식으면서 집값 하락장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 강화 등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현 정부 들어 지속된 상승장은 사실상 꺾였다는 분위기다. 일선 중개업소에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매수자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거래 자체가 실종된 상태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1년 2개월 만에 0.10% 미만으로 돌아갔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10주 연속 쪼그라들었다. 서울 관악구와 경기도 하남시는 집값 상승세를 멈췄고, 동두천과 화성시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서울 5주·수도권 3주 연속 ‘팔자>사자’ = 서울 등 수도권은 이미 매도자 우위로 돌아선 지 오래다. 집값을 낮춰 내놓아도 집을 보러 오는 발길이 뚝 끊겨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공인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노원구의 A공인 관계자는 "아직 신고를 안했지만 상계주공 6단지 58㎡가 최근 7억원 초반대에 겨우 거래가 됐다"고 귀띔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는 올 9월 9억4000만원에 거래된 아파트다.


경기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화성 동탄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고 5000만원 정도 가격 낮춘 급매들이 나오고 있다"며 "급매만 겨우 소진되는 상황으로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상 거래침체는 어쩔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은 전체 25개 자치구 가운데 용산·강남·서초구 3곳을 제외한 22개 구에서 상승폭이 줄었다. 경기도에서는 45개 시군구 중 38개 지역에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특히 급매물이 나오고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동두천시(-0.03%)와 화성시(-0.02%)가 하락으로 돌아섰다. 실제 동두천시 송내주공 1단지 75㎡는 지난달 30일 이전 실거래가(3억원)보다 13%가량 떨어진 2억6000만원에 매매됐다. 화성시에서는 지난 10월 11억7000만원에 매매거래됐던 동탄역센트럴예미지 96㎡가 이달 8일 이보다 14% 내린 10억원에 거래됐다.


◇대구 이어 포항도…고개 드는 지방 ‘미분양 악몽’ = 하락장에 대한 신호는 지방 곳곳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방은 취득세 등 규제가 완화되는 공시지가 1억원 미만 저가 아파트에 대한 외지인 단기 투자가 이어지면서 아파트값이 수직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수세 위축 속에 지방 투자의 열기가 빠르게 식으며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 들어 청약 열기가 높았던 경북 포항에서는 지난달과 이달 분양에 나선 북구 2곳 4개 단지와 남구 1곳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청약을 마감한 포항 태왕아너스의 경우 일반분양 334가구 중 155가구가 접수해 179가구가 미달했다. 특별분양은 168가구 중 9가구만 접수했다. 또 지난 10일 청약을 마감한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A2 블록은 일반분양 1567가구 가운데 840가구가 미달됐다. 포항 D공인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이 과거 미분양 사태를 떠올리면서 벌써 한숨 짓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구에서는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 3차, 두류 중흥S-클래스 센텀포레,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 등 3개 단지가 지난 14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접수에서 모두 미달됐다. 11월 대구 집값은 1년 6개월만에 하락 전환했고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10월말 기준 1933가구를 기록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구는 물론, 울산 등 지방과 경기 동두천시도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청했다.


◇상승장 끝? 대세 하락론 확산하나 = 시장에서는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대세 하락론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적인 주택시장의 변화 조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상승세 둔화 국면에 접어든 것은 맞다"면서 "대출로 집을 구매하는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대출규제 강화나 금리인상으로 위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상승폭이 줄어들게 되면 내년에는 보합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백성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매수세가 줄어든 모양새"라며 "앞으로도 상승폭 둔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금리인상, 물가상승, 대외변수 등의 요소들에 의해 그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일시적 현상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 위축은 규제 강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일부 수요 억제에 따른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을 뿐, 구조적으로 달라진 요인은 없는 셈이기 때문에 대세하락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매도세와 매수세 간의 간극이 커지고 있는 부동산 가격들이 그동안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른 피로도 때문"이라며 "전체적인 통계상으로는 안정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절벽으로 인해 통계왜곡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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