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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포커스]'스우파' 경쟁보다 값진 자존심…언니들의 멋진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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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여성댄서 서바이벌 인기

[엔터포커스]'스우파' 경쟁보다 값진 자존심…언니들의 멋진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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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댄서끼리 배틀하는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랑 싸우는 게 웃기다. 여기서도 뒤에 서게 생겼다. 직업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생각 못 하나."…"이건 연예인 우먼 파이터'가 아니다."


댄서 모니카(신정우)와 리헤이(이혜인)가 Mnet 예능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메가 미션에서 일부 팀이 연예인을 섭외하자 보인 반응이다. 서바이벌 미션, 막강한 팬덤을 지닌 연예인을 섭외하면 유리할 터. 그러나 이들은 '댄서'끼리 미션을 꾸려 상위권에 올랐다. '자존심'을 택했고, 실력으로 '승리' 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는 최고 스트릿 댄서 크루를 찾기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여성 탠서들이 팀으로 출전해 춤으로 실력을 겨루며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웨이비와 원트 팀이 탈락한 가운데 프라우드먼·홀리뱅·코카앤버터·라치카·YGX·훅이 세미 파이널로 향했다.


댄서들은 '스우파'를 통해 '백업댄서'가 아닌 '댄서'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SNS를 통해 리더 계급이 선보인 '헤이 마마' 안무가 유행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각종 배틀 영상도 화제다. 지난 6회 방송 이후 크루들의 안무 영상 대중 투표가 12일 기준 3000여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왜 이들에게 열광할까.


그야말로 돌풍이다. 여성 댄서들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자존심을 걸고 겨룬다. 예뻐해달라며 인기를 갈구하지도, 상냥하게 미소를 지으며 사랑받기 위해 애쓰지도 않는다. 화장은 더 진하게, 의상은 더 힙하게 자신을 표현한다. 마이크를 잡고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내기 위해 무리한 욕설을 하거나, 듣기 민망한 말을 뱉지도 않는다. 단지 춤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표현하고 얼마나 춤을 사랑하는지 몸으로 말한다. 춤은 나를 드러내는 수단인 동시에 업이자 힘이다.

여성 댄서들이 모였지만 여성성을 강요하지 않는다. 댄서들이 서로의 경연을 지켜보며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예쁘다"가 아니라 "멋지다"이다. 아쉽게 패한 댄서에게 동료 댄서는 말한다. "괜찮아. 정말 멋졌어"라고. 3회에서 허니제이(정하늬)는 모니카와 대결을 앞두고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라며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울컥했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춤으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춤'을 춘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상기시킨 말이기 때문이다.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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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낡은 프레임 따윈 없다. '스우파'는 댄서들의 경쟁을 통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보다 절박한 상황. 극한 경쟁에 내몰리면서도 댄서로서 '자존심'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이다. 쓸데없는 신경전을 하느라 힘을 빼지도 않는다. 안무를 고민하고, 퍼포먼스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에 집중한다. 댄서들은 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준비한 걸 다 보이겠다며 음악에 몸을 맡긴다. 아쉽게 패배한 댄서들의 춤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노력에 감탄한다. 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기에, 이 무대를 위해 뜨겁게 달려온 시간을 알기 때문이다. 댄서로서 서로 존중하며 연대하는 것이다.


"백업 댄서로 아티스트를 빛내주러 가는 거잖아요. 제 무대가 아니잖아요. 제 걸 하고 싶었어요." 엠마(송혜민)는 '스우파'를 떠나며 이같이 말했다. 댄서로서 자신이 주체로 우뚝 서는 것. 경쟁을 떠나 댄서로서 자신의 퍼포먼스를 펼칠 무대를 향한 절실함이 동력임을 알 수 있다. 배틀에서 승패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댄서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서로의 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의미를 지닌다. 배틀 자체로 경쟁을 넘은 연대를 표현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파이트 저지'라는 이름을 단 심사위원으로 한 소속사 식구들이 자리한 것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일었고, 특정 가수의 안무를 하는 미션을 두고 댄서들의 역할을 다시 '백업 댄서'로 한정 짓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졌다. '배틀'에 초점을 둔 작위적 연출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울러 제작진은 1회 오프닝에 사용된 음원이 이슬람교 종교 의식인 '아잔'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 방송 자막에서 일부 출연자의 이름이 '이름확인'으로 등장하는 등 실수가 몰입을 방해해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스우파'가 기획 의도를 잊지 말고, 공정하고 건강하게 경쟁을 담아내길 바란다. 댄서들의 진심이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잘 전해지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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