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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사이드]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한 인도인, '리더십 논란'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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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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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한 인도인.


바로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의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 미국 36개 주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한데다 내부적으로는 리더십 불만으로 직원들의 이탈까지 가속화하면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봉착했다.

피차이는 1972년 인도 남부에 위치한 타밀 나두주의 주도 첸나이에서 영국계 전기회사의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속기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남동생을 포함한 네 식구는 방2개짜리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진 컴퓨터를 구경도 못해볼 정도로 가난했다. 대신 그에게는 천재적인 암기력이 있었다. 주변인들의 전화번호를 모두 외워 '신동'소리를 듣자 그의 부모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불구하고 그를 대학에 보내기로 했다. 피차이는 인도에서도 손 꼽히는 공업도시 카라푸르그에 위치한 인도 공과대학 카라그푸르 캠퍼스에 입학했다.


그의 전공은 컴퓨터와 무관한 야금공학이었지만, 컴퓨터를 접하게 되면서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터득하는 등 컴퓨터공학에 심취하게 됐다.


피차이는 1993년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면서 스탠퍼드 대학의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재료공학으로 석사를 마쳤고,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회사에 취업해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펜실베이니아 대학 왓슨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이수하고 매킨지컨설팅그룹에서 반도체 컨설팅을 하다 마침내 2004년 구글에 합류하게 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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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이의 구글 입사일은 2004년 4월1일, 만우절이었다. 피차이는 입사 직후 구글의 검색 툴바를 운영하는 팀에서 일했는데, 당시 시장 1위였던 검색 브라우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와 파이어폭스에서 구글의 검색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 당시 MS는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IE의 기본 검색 엔진을 자사 검색 서비스 '빙(Bing)'으로 설정했는데, 피차이는 구글 검색 툴바의 유용성을 알리고 이를 제조사 PC에 기본 탑재하도록 하는 업무를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피차이는 웹 브라우저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 경영진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 등에게 구글이 자체 웹 브라우저를 개발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당시 슈밋은 브라우저 전쟁에 뛰어드는 건 비용이 많이 든다며 반대했다. 피차이는 굴하지 않았다. 자체 브라우저를 개발하지 않으면 구글 비즈니스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상사들을 설득했고, 파이어폭스의 개발자 몇명을 고용해 크롬 시제품을 제작했다. 이를 지켜본 슈밋은 결국 개발을 수락할 수밖에 없았다.


그렇게 2008년 9월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를 세상에 선보였고, 대 성공을 거뒀다.


이후 피차이는 지메일 등 구글 앱스, 2013년엔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맡으며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의 신임을 받게 됐다. 페이지는 피차이에 대해 "깊은 전문성, 탁월한 안목은 물론 기업가적 감각까지 지니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구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피차이는 2015년 8월 마침내 구글의 CEO에 오르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피차이가 CEO직에 오르자 조용한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며 주목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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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조용한 리더십이 최근들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고 주변인을 챙기는 성격으로 알려진 피차이의 성격에 대해 "소극적인 의사 결정으로 우유부단하며 이는 경영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현직 구글 임원 15명은 상투적인 고정관념, 비생산적인 토론문화, 무기력한 관료주의 등 오랜 대기업의 특성이 현재 구글에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중심에 피차이 CEO가 자리한다고 답했다.


구글의 엔지니어링 담당 임원이었던 데이비드 베이커는 "피차이가 리스크를 감내하려는 용기가 사라진 구글의 조직 문화 탓에 업무에 대한 열정이 사라졌다"며 "구글이 재정적으로 안전해질수록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도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구글에게 역동적인 경영이 필요하지만 피차이가 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 인수 추진 건에서 구글이 아마존에 도전하기 위해 인수를 검토했지만 피차이의 심사숙고 끝에 결국 무산됐다. 그러나 쇼피파이 주가가 10배로 뛰면서 피차이의 신중함이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사 문제에서도 신속한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공석이 된 구글의 법무 자문위원 자리를 내부 승진 방식으로 채우는데 1년이 넘었다. 피차이의 리더십 탓에 구글에 등을 돌리는 임직원도 적지 않다. 지난해부터 최소 36명의 부사장이 구글을 떠났다고 NYT는 전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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