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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빚 경고등]주식·코인 쫓아 ‘닥치고 대출’…금리 인상 최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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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버둥 베팅' 청춘군상…금리인상 현실 앞에 위기
역대 최대 가계부채 절반은 2030, 주식·코인 시장 주도
상환 능력 고려않고 무작정 대출…대부분 무대책

[2030 빚 경고등]주식·코인 쫓아 ‘닥치고 대출’…금리 인상 최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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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송승섭 기자] 중소기업에 다니는 곽상훈(29·가명)씨는 지난 4월말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2.9% 금리로 3000만원 신용대출을 받았다. 1년 이자 약 47만원으로 저렴하게 돈을 끌어다 썼지만 가상화폐 시장이 폭락하면서 한 달만에 3200만원의 손실을 봤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어 내년 4월까지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추가 이자를 부담해야 돼 빠듯한 살림살이로 버거운 곽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고객님의 대출금리는 변경전 2.22%에서 변경후 2.55%임을 알려드립니다." 은행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내역 안내를 받은 김민호씨(36세·가명)는 아직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인데도 이자부담이 늘게 됐다는 것을 실감 중이다. 매월 원리금으로 170만원을 상환하고 있었는데, 이달부터는 금리가 올라 월 20만원 수준의 추가 지출이 생기게 됐다. 김 씨는 “주식 투자를 위해 신용대출을 최대 한도로 받아놓았는데 금리 고정형 주담대로 갈아타면 새 대출규제 적용으로 대출 한도가 축소되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코인·주식·부동산 투자 광풍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로 빚더미를 짊어진 2030세대들이 금리 인상이라는 최대 리스크를 만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고 가상화폐 규제 강화 등으로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모은 젊은 층들은 소폭의 금리 인상에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더욱이 이들이 받은 대출은 대부분 상환능력이 떨어져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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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주도층 2030세대…금리인상 취약층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주담대가 연 2.69%, 신용대출이 연 3.65%로 1년 전보다 각각 0.17%포인트, 0.36%포인트 상승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으로 금리가 현행 0.50%에서 연말 1.0%로 50bp(0.5%포인트)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대출금리는 앞으로 계속 올라갈 공산이 커졌다.


문제는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빚투를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수요자들이 2030세대가 절반 이상이라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2030 세대의 가계대출 규모는 259조6000억원으로 1년간 44조7000억원 늘었다. 총 가계대출 증가분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3.7%에서 2020년 45.5%, 2021년 1분기 50.7%로 절반을 넘어섰다. 부동산 패닉바잉 자금 수요에 주식가격 상승, 코인투자 열풍 등으로 인한 ‘빚투’, ‘영끌’ 결과다.


특히 코인 시장은 2030 세대의 독무대가 됐다.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주요 4대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 249만5289명 가운데 3분의2가 2030세대다. 20대가 32.7%(81만6039명)로 가장 많고 30대가 30.8%(76만8775명)로 뒤를 이었다.

‘벼락거지’를 면하기 위한 ‘주린이’들이 뛰어들면서 주식시장도 새로 개설된 주식계좌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가입자 209만5000명 가운데 2030세대는 절반에 가까운 96만5000명을 기록했다. 전 연령대 가운데 30대가 51만2000명으로 가장 많고 40대(49만8000명), 20대(45만3000명), 50대(32만4000명) 순이다.


2030 세대는 여유자금보다는 빚을 내서 투자에 뛰어드는 경향이 강하다. 신한은행은 ‘금융생활 보고서 2021’에서 "전 연령대에서 30대가 대출을 받아서 주식에 투자한 비율이 17.4%로 가장 높고 이어 20대(15.6%), 40대(14.8%), 50대 이상(13.2%) 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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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출’ 투자로 쪽박될 수도

부동산 시장도 2030세대의 광풍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연령대별 주택담보대출 잔액 현황’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2030의 주담대 잔액은 전 연령층 중에서 가장 많았다.


대출규모는 184조5000억원으로 전체 30.7%를 차지한다. 부동산 ‘영끌’ 열풍이 불기 전인 2018년 말에는 40대가 160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당시 30대 이하는 130조원에 불과했지만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소득수준이 낮은 20대만 놓고 봐도 주담대 잔액은 3년만에 111.1% 폭증했다.


2030세대의 부동산 투자는 고가 강남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224가구 모집에 3만6116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161.2대 1을 기록했던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의 일반공급 청약에 2030세대 1만7323명이 통장을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 3만6116명 중 절반에 가까운 신청자가 2030세대였다는 얘기다.


코로나19 4차 유행 본격화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빚을 내 투자하고 있는 2030세대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미 무너진 코인 가격으로 원금도 못 건진 이들은 이자 내기가 더 버거운 실정이다.


남편 몰래 자금을 조달해 1000만원을 도지코인 등에 투자한 30대 주부 김지은씨는 "주변에서 코인 안하면 벼락거지가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3월에 비트코인 6400만원일 때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8000만원까지 올라갔다"면서 "도지코인 등 수익률 변동이 더 큰 코인들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꼭지에서 갈아타는 바람에 번 돈도 다 잃고 원금도 남지않았다"면서 " 올해 코인 투자를 시작한 주변 친구들 대부분 원금 회복을 못하고 손실을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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