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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현장 방문하는 정치인들, 보고하는 소방·경찰 '업무과중'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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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는 듯 앞다퉈 릴레이 방문…관계기관은 매번 '현황보고' 준비

시민들 "책임자 아닌 정치권 인사들이 현장 보고 받아야 되나" 지적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내 건물 붕괴로 인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동구청 주차장에 설치된 분향소에 국화꽃이 헌화돼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내 건물 붕괴로 인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동구청 주차장에 설치된 분향소에 국화꽃이 헌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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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각종 재난 현장에 유명 정치인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듯 앞다퉈 모습을 내비치는 것을 두고 불필요한 행동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경찰과 소방이 이들에게 현황을 보고하고, 때에 따라서는 안내와 의전까지 하면서 정작 매진해야 되는 구조활동에 되레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한 철거 중 건물 붕괴사고는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졌다.


이 때문인지 각 정당 대표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내년 대선 출마자들까지 연이어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현장을 방문하고 추모에서 그친 것이 아닌 현황 점검을 이유로 상황을 소방당국으로부터 현장에서 보고를 받았다.

실제로 사고 이튿날인 지난 10일부터 현재까지 국민의힘 정운천·이채익·정희용 국민의힘, 여영국 정의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다녀갔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정치인을 제외하고도 지역 국회의원, 기초의원들까지 모두 더하면 훨씬 많은 인사들이 다녀갔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이 날짜와 시간을 정해서 한 번에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일정에 맞춰 연이어 방문한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현황 보고를 해야 하는 소방 또는 경찰은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준비하고 설명을 해야 된다.


때문에 이를 보고 시민들은 사고 수습과 조사에 매진해야 될 소방과 경찰에게 불필요한 업무가 가중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민 이모(44)씨는 “정치인이 현장을 방문했다는 언론보도를 보면 하나같이 소방 관계자가 현황판을 보고 설명을 하고 있다”며 “물론 현황 점검을 꼭 해야 하는 행안부장관 등 책임자들에게는 보고를 해야겠지만, 정당 대표, 대권 주자 등이 굳이 현장에서 보고를 받아야 되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광주 한 기초의회 의원들은 참사 현장을 찾아 기념 사진촬영을 하면서 경찰·소방 통제선을 넘어가는가 하면 또 다른 의원들은 현장에 설치된 천막에 앉아 웃음소리를 내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민 한모(50)씨는 “비단 이번 광주 건물 붕괴사고 뿐만 아니라 유명 정치인들이 각종 재난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좋게만 보여지지는 않는다”며 “현장에서 구조와 수습에 매진하고 있는 경찰과 소방을 직·간접적으로 방해할 수 있는 행위는 제발 멈춰 달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 또는 정당 대표들이 각자의 일정이 있기 때문에 따로 방문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최대한 긴박한 시간은 피해 방문하려고 하는데, 다시 한 번 요청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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