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대한 믿음 부족해 상승작용"
"확인 안된 의혹들, 민·형사상 책임 질 수도"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이른바 '화성 연쇄살인 사건' 당시 현장 수사에 참여했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 '한강 대학생 사망' 사고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온라인상에서 확인되지 않은 억측·음모론 등이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19일 자신과 김윤희 전 프로파일러가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에 고(故) 손정민(22) 씨 사건에 대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김 연구위원이 운영하는 이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 37만명에 육박하는 인기 채널로, 사회적 화두에 오른 강력사건 또는 미제사건 등에 관한 이야기가 주 콘텐츠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올린 글에서 "아시다시피 진상 파악을 위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성 허위사실이 난무하고 있다"며 "그 내용의 실체를 따라가 보면 애초부터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쓴 소설이고, 미확인 사실을 추정으로 판단한 것들"이라며 "거기에 경찰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상승작용을 하고 있는데 전직 경찰로서 안타깝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민 씨 사건과 관련해 억측이 확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는 결국 경찰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그리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민 씨 유족 측이 사고의 수사 과정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한 것이다. 들어보면 일반인의 상식적인 판단을 넘어선 일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기하는 의혹 외에 확인도 안 된 말을 섞어서 유포하는 제삼자의 행위는 잘못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며 "제가 우려하는 점은 바로 이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현혹되어 기정사실인 양 누군가를 비난하고 욕하는 것은 진짜 위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6일 일부 시민들은 정민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모여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시 모인 시민 약 300명은 '신속, 공정, 정확 수사 촉구', '정민 씨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 '우리가 정민이 부모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정민 씨 죽음에 대한 정확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증거를 조작하지 마라",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일부 시민들은 "A 씨를 수사하라" 등 정민 씨 친구 A 씨를 사실상 범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서도 정민 씨 죽음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누리꾼은 친구 A 씨를 범죄자로 단정하면서 "변호사 사서 시간 끌고 있다", "세상에 나쁜 사람이 너무 많다. 친구를 (살해하다니)" 등 억측을 쏟아내는가 하면, A 씨 부친이 운영한다고 추측되는 병원에 '별점테러'를 가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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