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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업무추진비 한 푼 없는 ‘지자체장’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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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석 부산 기장군수, 내년도 군수업무추진비 편성 안해 … 2017년부터 ‘0’의 행진
부군수와 국장급 4명, 기관운영업무추진비 등도 편성 한도액의 ‘3분의1’ 수준 편성

지난 태풍 때 부산 기장군 월전마을 피해 지역을 살펴보고 있는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 [연합뉴스]

지난 태풍 때 부산 기장군 월전마을 피해 지역을 살펴보고 있는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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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밥값도 ‘N 분의 1’, 찻값도 각자 내기.


언뜻 보기에 찌질해(?) 보이는 이 지방자체단체장은 ‘더치페이’로 오래전부터 소문났다. 거의 10년 가까이 자신의 식대를 자기 돈으로 내고 있으니 깍쟁이 쪽은 아니다.

4년 전부터는 업무추진비 자체를 없애버려 판공비로 쓸 돈이 1원도 없다 보니 직원들 경조사 챙길 때도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냈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의 이야기이다. 돈을 아예 쓰기 싫어해서 남한테 인색한 ‘자린고비’로만 봤다면 번지수가 틀렸다.


나라 돈을 안 쓰고 내 돈을 쓰는 공직자에게 그런 누명을 씌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부산 기장군은 23일 내년도 군수 업무추진비를 한 푼도 편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자체 예산 항목에서 군수의 업무추진비가 사라진 것이다. 오 군수의 업무추진비 예산은 2017년부터 멈췄다.


2010년 7월 1일 군수 취임 이후 2017년까지 군수업무추진비 편성 한도액(2018년부터는 직위별 편성한도액 통합 적용)은 1년에 5280만원이었다.


오 군수는 취임하는 해 139만6000원, 2011년 1460만원, 2012년 1961만9000원, 2013년 3062만원, 2014년 1496만8000원, 2015년 1653만5000원, 2016년 480만원을 썼다. 한도액에 한참 못 미치는 예산을 쓴 것이다.


2017년부터 쓴 오 군수의 업무추진비를 보면 눈을 의심케 한다. 2017년 0원, 2018년 0원, 2019년 0원, 2020년 0원. 올해까지 4년간 0의 행진이 이어졌다.


기장군은 부서별 시책업무추진비도 2017년 편성한도액의 1/3편성에 이어 2018년에도 편성한도액 2억5300만원의 1/3인 7710만원을 편성했고 2019년에는 편성한도액 2억5400만원의 1/3인 7200만원을 편성, 2020년에는 편성한도액 2억5400만원의 1/3인 7710만원을 편성했다.


기장군은 2021년에도 편성한도액의 1/3 수준인 7610만원을 편성해 예산을 절감키로 했다.


기장군은 2017년에는 부군수를 비롯한 4급 국장, 읍면장, 보건소장, 농업기술센터장의 기관운영업무추진비도 편성한도액의 1/3만 편성했다.


2018년부터는 기관운영업무추진비의 직위별 편성한도액이 통합됐지만 기장군은 2018년, 2019년, 2020년에 이어 내년인 2021년에도 2017년 편성한도액을 기준으로 부군수를 비롯한 국장, 읍면장, 보건소장, 농업기술센터장의 업무추진비를 1/3만 편성할 예정이다.

부산 기장군수 업무추진비 편성 내역.

부산 기장군수 업무추진비 편성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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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군수는 2010년 군수 취임 이후 현재까지 487여회 관외출장 때마다 쓰고 남은 여비를 한 푼도 남김없이 반납해왔다. 지금까지 반납한 관외출장 여비 총금액은 900여만원에 달한다.


기장군의 한 간부 공무원은 “나라 돈을 아껴서 주민들이 꼭 필요한 때 써야 한다는 군수의 철학과 고집이 세다”고 말했다.


그것이 올해 현실처럼 됐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군민을 위해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기장군은 4차례나 통 크게 무상 배포했다.


오 군수는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지방관이 백성을 사랑하는 길은 절용(節用)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공직자부터 혈세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싱가포르를 오늘날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든 리콴유가 초지일관 강조한 것이 공직자의 ‘하얀 셔츠’, 즉 청렴이었다”며 “대한민국이 커가는 동력 중의 하나는 공직자의 청렴정신”이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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