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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소독제의 호흡기 노출 '폐질환' 유발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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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연구결과

동대문패션타운 '통일상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는 17일 서울 동대문 통일상가에서 한 방역업체의 방역요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동대문패션타운 '통일상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는 17일 서울 동대문 통일상가에서 한 방역업체의 방역요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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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살균·소독제 등의 호흡기 노출이 폐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은정 경희대학교 동서의학연구소 교수는 최근 SCI급 저널(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에 '라멜라 구조의 형성이 염화디데실디메틸암모늄(DDAC)으로 인한 독성 반응 개시인자일 것이다'라는 연구 결과를 실었다고 24일 밝혔다.

살균·소독제에 포함된 DDAC 호흡기 노출시 폐질환 유발 가능성
사람 기관지 상피세포에서 발생된 라멜라 구조

사람 기관지 상피세포에서 발생된 라멜라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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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C는 살균제 성분 중 하나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 확산 차단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 물질은 미국 환경청에 등록된 4가 알모늄 계열 살균·소독제이기도 하다. 흔히 목재·건축 용품·물탱크 등 산업용 물품, 가습기·세탁기 등과 같은 주거용 제품의 방부제·소독제·항생제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DDAC는지난 2006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에서 대두된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물질이기도 한데, 관련한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박 교수는 2016년부터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한 물질을 연구해오다, 이번에 인간기관지 상피 세포(BEAS-2B)와 실험용 쥐를 사용해 DDAC의 폐 질환 유도 가능성과 그 독성 기전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DDAC는 4μg/mL 농도에서 세포 생존율을 급격하게 감소시켰다. 세포 내 소기관 손상과 함께 세포 자살과 세포막 손상을 유도했다. 기관지를 통해 DDAC 500μg를 1회 직접 투여한 쥐는 투여 후 14일까지 정상적으로 생존했지만 2회 투여한 쥐는 만성 섬유성 폐 병변이 현저하게 관찰되다가 사망했다. 섬유성 폐 병변은 흔히 폐가 굳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박 교수의 연구팀은 DDAC에 노출된 세포와 쥐에서는 라멜라 구조체(Lamellar Bodies)가 형성됐고 이온을 함유하는 용액 내에서는 그 구조가 뚜렷하게 변화됐다. 라멜라 구조는 지질 이중층으로 만들어진 막이 겹겹이 쌓인 구조를 말한다. 이 구조는 소량의 물을 포함하면 인지질 중 가장 안정된 구조를 갖는다. 이는 DDAC가 우리 몸에서 빠지지 않고 축적된다는 것을 말한다. 호흡기를 통해 DDAC를 반복적으로 흡입하게 되면 폐에 쌓여 폐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살균·소독제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
탈이온수에 분산된 DDAC의 전자 현미경 사진

탈이온수에 분산된 DDAC의 전자 현미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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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가습기 살균제 연구의 연속선상에서 기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살균·소독제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점에 결과가 나왔다.


박 교수는 제품 출시 속도가 너무 빨라 제품의 판매 승인 과정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노출 시나리오에 맞는 안전성 평가가 이뤄졌을지 의문인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 차단과 치료제, 백신 개발이 우선인 상황이고, 코로나19의 전파 속도를 고려할 때 살균 소독제의 위험성을 제시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기보다는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라며 "매우 조심스럽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얻은 교훈을 잊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각종 소독·살균제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살균·소독제는 공기 중에 뿌리지 말아야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며 반드시 환기되는 상태에서 사용해야 한다 ▲자주 물로 손과 입, 코 주변을 닦고, 물로 닦을 수 없는 시기에는 손 소독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절대 입이나 코, 눈 등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살균·소독제를 혼합해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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