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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 '무혐의'인데,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최종수정 2020.08.12 13:37 기사입력 2020.08.1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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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부동산 대응반'
적발 110건 중 3건만 처벌

독립기구 새로 만들어도
역할 중복 등 부작용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설치돼 운영 중인 대응기구마저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시작으로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필요하면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감독기구는 현재 정부가 지2월부터 국토부 1차관 직속으로 운영중인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을 기초로 해 별도 기구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현재 부동산 대응반은 국토부 토지정책관이 반장을 맡아 국토부 특별사법경찰 8명, 금융위원회·검찰·경찰·국세청·금융감독원·한국감정원 등 파견 6명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부동산 실거래 및 자금 출처 조사를 총괄하고 부동산 시장 범죄행위 수사, 감정원에 설치된 '부동산거래질서교란행위신고센터'를 관리하며 불법행위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대응반의 실제 성적은 낙제점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날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 활동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대응반이 내사에 착수해 완료한 110건 중 증거 불충분, 혐의 없음 등으로 종결된 사건이 절반인 55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나머지 55건 중에서도 전체 내사 사건 중 16.4%인 18건만 입건이 이뤄졌고, 검찰 기소까지 이어진 건은 6건(5.5%)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절반인 3건만 처벌이 이뤄졌고 그나마도 1건은 기소유예, 2건은 경미한 약식기소였다. 사실상 실질적 처벌이 이뤄진 사례가 드문 셈이다. 다만 55건 중 33건은 서울(3건)·경기(30건) 등 지자체로 이첩돼 결과가 불분명한 상태다.

서울 여의도 63전망대에서 바라본 마포구 아파트단지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 여의도 63전망대에서 바라본 마포구 아파트단지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부와 여당에서는 독립된 감독기구 신설로 불법·투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는 위법 사례가 적발되더라도 대응반의 자체적 대응이 어렵고 국세청이나 지자체 등으로 이관해야 했던 등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는 이미 시장 대응과 단속에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회의에서 "과열양상을 보이는 수도권·세종에 대해서는 지난 7일부터 진행 중인 경찰청의 '100일 특별단속'과 국세청 '부동산 거래 탈루대응 TF'에서의 점검·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시장에서는 지나친 규제로 또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이미 불법거래나 탈세, 불명확한 자금 출처 등의 문제가 생길 경우 국토부나 국세청, 금감원 등 관계기관에서 샅샅이 들여다보는 상황에서 중복 역할을 하는 기관이 돼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가 특정 민간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상 시장 경제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가가 특정 부분에 개입해 감독하는 것은 해당 문제로 사회적 폐해가 명확하지만 시장에서 자정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라며 "지금 국내에서 감독 기구를 따로 만들어야 할 이유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계 관계자도 "시장 경제에서 부동산 시장을 특정해 감독·감시기구를 둔 곳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정부가 실제 효과보다는 시장에 공포를 심어주려는 의도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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