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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로 본 세계] 국방비 세계 3위 사우디군, 왜 오합지졸로 불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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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홈페이지/www.mod.gov.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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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를 쓰는 나라는 단연 미국입니다. 2위는 역시 경제대국인 중국이죠. 3위는 어디일까요? 보통 군사력 수준에 맞춰 러시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에서 세번째로 국방비를 많이 씁니다. 그런데도 사우디군이 가진 이미지는 강군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지난달 14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 171개국 중 국방비를 가장 많이 쓴 나라는 단연 미국으로 6850억달러(약 834조원)였습니다. 그다음에는 중국(1810억달러)이었죠. 3위는 사우디(784억달러)로 러시아(616억달러)보다 170억달러 가까이 많았습니다. 국방비 자체만 놓고보면 세계에서 3번째로 돈을 많이 쓰니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할 것 같이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군사력 순위는 들인 돈에 비해 높진 않은데요. 세계 군사력 비교 지표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군사력 랭킹에서 사우디는 17위를 차지했습니다. 6위인 한국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랭킹이죠. 그나마도 지난해 대비 8위나 올라간 수치인걸 감안하면, 사우디의 군사력은 들어가는 비용대비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예멘 후티반군 습격을 받은 사우디군 장갑차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예멘 후티반군 습격을 받은 사우디군 장갑차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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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국제사회에서 사우디군의 이미지는 한마디로 오합지졸입니다. 세계 3위의 막대한 국방비를 퍼붓고 있는 상황인데 경제제재로 기껏해야 소형 드론을 탄도미사일 삼아 날리고 있는 예멘의 후티반군조차 이기지 못하고 벌써 5년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미군과 서방의 첨단무기를 사들이느라 사우디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10% 가까이나 되는 상황인데도 말이죠. 국제유가도 급락을 거듭하는 상황이라 빨리 전쟁을 끝내야하는 입장이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군사력 스펙만 봐서는 결코 오합지졸로 보이질 않습니다. 육·해·공군 합쳐 30만명 정도 전력에 F-15, 유로파이터, 파나비어 토네이도, 공중급유기, 조기경보관제기까지 1800기가 넘는 강력한 공군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장갑차 4200여대, 전차 1300여대, 해군이 거의 없는 중동국가들 중에 전투함도 70여척이나 가지고 있죠. 이런 막강한 무기를 보유한 군대지만 번번이 후티반군에게 패배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9월에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군 2000여명을 포로로 잡았다며 동영상을 공개해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는데요. 전투 도중 장갑차가 후진하다가 아군차량을 들이박거나 미국에서 수입한 값비싼 에이브럼스 전차를 적진도 제대로 탐지해보지 않고 돌진하다가 한꺼번에 10대 이상 잃은 경우도 있습니다. 제대로 된 작전이나 전략없이 무작정 물량공세만 펼치다가 큰 손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죠.


[이미지출처=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홈페이지/www.mod.gov.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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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에는 현재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계속되는 졸전에 분노해 군사령관을 전부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CNN에 의하면 2018년 2월27일에 빈살만 왕세자는 긴급 왕령을 내려서 예멘 전선에 나가있는 군사령관들을 일제히 교체해버렸죠. 그런데도 계속해서 후티반군에 밀려 지금은 사우디 국경을 겨우 방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물론 후티반군이 실전경험이 많고 과거 예멘 정규군 출신이 많아 단순히 비교는 어렵지만 그걸 감안해도 사우디군은 국방비 대비로 실전능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주된 요인은 주로 귀족출신들로 구성된 장교들이 대체로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는 점과 중동 내에서도 오랜 평화를 겪은 나라다 보니 악전고투 속에 살아남은 반군세력들과 같이 강인한 정신력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라는데요. 무기만 좋다고 승리할 수 없는 것은 고금을 통틀어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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