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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마스크 대책에 뿔난 업체들 "손해 감수 못해" 생산 중단 선언

최종수정 2020.03.07 21:32 기사입력 2020.03.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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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종로5가 인근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지어 있다. 이날부터 전국 약국에서는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이 구축돼 신분증을 제시해야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 1인당 5매였던 구매한도는 1인당 2매로 줄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6일 서울 종로5가 인근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지어 있다. 이날부터 전국 약국에서는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이 구축돼 신분증을 제시해야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 1인당 5매였던 구매한도는 1인당 2매로 줄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품귀현상을 빚는 마스크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생산, 유통, 배급까지 전담하기로 하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격과 물량을 통제하면서 시장경제 기능을 교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견디다 못해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업체들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나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6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치과용 마스크를 생산하는 이덴트는 5일 정부의 마스크 대책을 발표한 후 마스크 생산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신선숙 이덴트 대표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의 생산량 80%를 일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그동안 자부심을 갖고 생산해왔던 이덴트 마스크 생산이 중단됨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신 대표는 "조달청에서는 생산원가 50% 정도만 인정해 주겠다는 통보"와 함께 "일일 생산량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혀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과도한 생산량을 강요하는 것이 마스크 생산 중단의 이유임을 드러냈다.


정부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공적 판매처로 공급되는 마스크 계약을 민간 유통업체가 아닌 조달성으로 일원화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정부가 마스크의 생산과 유통, 배급까지 전과정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하루 생산량을 200통(1만장)에서 240통(1만4400장)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원을 1명 더 충원했고 매일 2시간 연장근로와 토요일, 일요일 연장근무로 인한 각종 수당지급 등이 있었지만 마스크 값을 1원도 올리지 않았다"며 "부르는 대로 돈을 주겠다는 중국에도 1장도 안팔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더 이상 손실을 감수하면서 마스크를 생산해야 하는 명분도 의욕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선 조달청은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보도참고자료를 발송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특정업체와의 사례는 해당 업체와 잘 협의해서 업체가 적정한 가격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현재 마스크 생산업체들과의 공적물량 확보를 위한 계약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전체 131개 계약대상 생산업체중 125개사와의 계약체결이 완료했다"고 알렸다.


정부의 이러한 자찬과 달리 일부 마스크 제조·생산업체들은 정부의 밀어붙이기 식 행정에 답답함을 호소하며 생산을 중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공적 물량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보상 방안에 대한 안내는 하지 않았다"며 "제조사가 손해배상 방법을 직접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정부 조치로 피해를 입으면 우리는 어찌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이 너무도 주먹구구식"이라며 "(요구물량을 맞추려면) 기존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상황인데, 정부의 마스크 원가 책정은 황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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