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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심장은 내 심장, 더 나은 수술 찾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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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아산의학상 받는 이재원 울산대 의대 교수
최소 절개법 도입 성공하고 판막재건 등 꾸준하게 연구
로봇수술 처음 사용하기도

"환자 심장은 내 심장, 더 나은 수술 찾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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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외과의사는 왜 환자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만들기 싫어할까?"


이재원 울산대 의대 교수(사진)는 궁금했다. 심장수술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과거부터 크게 절개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는데, 의사는 물론 환자에게도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절개가 커 흉골이 완전히 붙는 데도 3개월 이상 걸렸고 흉터도 25㎝가량 됐다.

이 교수는 절개부위를 줄이는 수술법을 고민했고 최소침습 심장수술을 도입해 성공했다. 이는 흉골 절개를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아예 절개하지 않고 갈비뼈 사이를 조금만 여는 방식이었다. 회복기간은 1주일이면 충분했고 흉터도 5㎝ 정도로 줄였다. 최소침습 방식을 적용한 대동맥판막 수술에 대해 쓴 논문은 의ㆍ과학분야 전 세계 최대 규모 출판사로 꼽히는 엘스비어가 발행하는 학술지에 2000년 게재됐다. 국내에서 출간된 논문 가운데 처음으로 흉부외과 교과서에도 인용됐다. 이러한 수술법은 대동맥판막 수술에서 가장 각광받는 수술이 됐다.


30여년 전 흉부외과 전문의가 되면서부터 이 교수는 환자의 입장에서 더 나은 수술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판막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과거에는 인공판막으로 바꾸는 수술을 주로 했었는데 이 교수는 판막을 재건하는 수술을 갈고 닦았다. 약물 등을 통한 내과치료에 치중했던 부정맥질환 역시 새로운 수술법을 제안하면서 외과수술도 괜찮다는 인식이 번졌다.


이 교수가 새 수술법을 고민하는 건 환자는 물론 의사에게도 더 편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서큘레이션'에 심장이식수술과 관련해 이 교수가 연구한 내용이 실렸다. 수술과정에서 혈관이 찌그러지거나 엉킴을 줄이기 위해 나비넥타이처럼 꿰매는 방식을 정리한 내용으로, 의사도 편하고 환자예후도 좋은 장점이 있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잘 꿰맬 수 있을까 궁리한 결과"라고 말했다.

로봇수술에 대한 개념이 생소했던 2007년 의료용 로봇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쓴 것도 같은 배경이다. 로봇 심장수술 적용범위를 늘려나가고 다양한 수술이 검증되면서 일본과 인도, 태국, 쿠웨이트 등 주변 국가에서도 이 교수에게 로봇수술법을 배우러 병원을 찾는 발길도 늘었다. 의사가 수술을 하는 목표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것이라면 그간 배우고 해온 방법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주변에 종종 한다고 한다.


이 교수는 심장질환과 관련해 외과적 치료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데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제13회 아산의학상 임상의학부문 수상자로 21일 선정됐다. 상금은 3억원. 시상식은 3월 19일 열린다. 이 교수와 함께 장내 미생물 생태계와 생체간 상호작용을 연구한 이원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기초의학부문 수상자로, 암유전체 돌연변이 원리와 근감소증ㆍ지방간질환 연관성을 각각 연구한 주영석 카이스트 교수와 이용호 연세대 교수는 젊은의학자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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