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1초'를 과학적으로 정의하면, '세슘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1967년 제13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이를 정의한 이후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습니다.
현대인에게 1초는 찰나의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짧은 1초 동안 우주와 지구에서는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슘원자만 해도 91억9263만1770번이나 진동하는 시간이니까요.
우주에서의 1초는 지구에서의 1초와 개념이 다릅니다. 1초 동안 우주에서는 4000개의 새 별이 탄생하고, 30개의 별이 폭발하며, 태양에서는 6000만 톤의 수소가 태워집니다. 지구는 우주를 30㎞나 여행하고, 빛은 그 사이에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돌아 29만9792㎞를 이동합니다.
자구에서는 1초 동안 1600만ℓ(리터)의 물이 증발하고, 4.3명의 아이가 태어나며, 1.8명이 사망합니다. 240여만 번의 이메일이 발송되고, 300여만 번의 구글찾기가 시도되며, 페이스북에서는 5만4000여 번의 '좋아요'가 표시되는 시간이 1초입니다.
지구상에 100번의 벼락이 떨어지고, 나이아가라폭포에서는 3160t(톤)의 물이 쏟아집니다. 이 정도 양의 물이라면 길이 50m, 폭 25m, 깊이 2m인 올림픽 수영경기장을 0.8초만에 가득 채울 수 있다고 합니다.
육상 100m 달리기 세계기록을 보유자인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는 1초에 10.4m를 달리고, 빙판의 여제였던 이상화 선수는 13.7m를 미끄러져 나아간 시간입니다. 육상 동물 중 가장 빠른 치타는 33m를, 가장 빨리 나는 새로 알려진 군함조는 110m를 날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1초입니다.
제트여객기는 평균적으로 1초에 270m 정도를 날아가고, 느림보의 대명사로 알려진 생물인 달팽이는 1.3㎝를 기어갑니다. 벌이 270번의 날갯짓을 하고, 전세계 사람들의 심장이 83억번 이상 뛰는 시간이며, 사람이 재채기를 할 때 터져 나오는 침이 공기 저항이 없으면 100m를 날아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인 빌 게이츠는 1초에 250달러를 벌어 들이는데, 하루에 8시간 근무하는 연봉 5000만원의 근로자들은 근무시간만 계산하면 1초에 7.2원을 번다고 합니다. 같은 시간동안 세계적으로 177만1520달러의 군사비를 사용하지만, 미국 사람들이 자선사업에 1만3000달러의 돈을 기부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짚어보니 1초라는 시간은 굉장한 시간입니다. 실제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번 수능시험에서 1초가 늦어 입실하지 못한 수험생은 1초 늦은 대가로 1년을 기다려야 하고, 1초 사이에 위험한 사고를 모면할 수도 있으며, 긴급한 상황에 처한 환자는 1초 차이에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통신이나 인터넷의 경우는 1초가 틀리면 큰 오차가 발생하고, 위성으로 위치를 확인하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100만분의 1초가 틀리면 300m 가량 위치가 틀어지고, 10억분의 1초만 틀려도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은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집니다.
하루는 8만6400초입니다. 8만6400초 중 1초라고 가볍게 여기셨다면 이제 조금은 무겁게 느껴지나요? 만약 지금 부정적인 일에 1초를 투자하고 계신다면, 긍정적인 일에 2초를 투자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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