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재정정책연구원장 "지방에 주는 돈, 법으로 규정한 나라는 韓·日뿐"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내국세 19.24% 교부세 사용…전근대적 재정시스템
"국민연금 의료보험 고민해야"…사회보장기여금 급증 우려

재정정책연구원장 "지방에 주는 돈, 법으로 규정한 나라는 韓·日뿐"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장세희 기자] "법으로 내국세의 일정률을 지방에 내려주도록 규정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다."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2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 국가 재정 시스템을 지적했다. 김 원장은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는 찬성하면서도 중앙ㆍ지방 간 재정 배분의 비효율로 재정 낭비가 심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방교부세법 제4조에 따라 내국세의 19.24%를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 원장은 "유럽 국가들은 중앙정부가 지방에 일방적으로 돈을 내려주는 경우가 없다"며 "유일하게 일본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에 재원을 내려주는데, 일본은 재정이 이미 망가진 나라"라고 밝혔다.


세계은행(WB)은 예산을 편성할 때 안전성과 예측성을 확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 예측성 외에도 실제 수요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유럽 국가들은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방ㆍ복지 등 각 분야의 수요를 확인한 후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그는 "남은 예산을 나눠주는 것 역시 전근대적인 재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조건 법적으로 예산을 내려주는 방식이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얼마나 이상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국민이 얼마만큼 정해서 소비하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재정을 푸는 것은 재정 칸막이, 재정 기득권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매년 정부가 슈퍼 예산을 편성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 김 원장은 "513조원의 예산 안에 불필요한 지출도 있다"며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 없이 예산만 늘리는 재정 기득권화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513조5000억원으로 편성하면서 적자 국채 발행 규모를 올해 33조8000억원에서 60조20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 지출 등을 미리 반영한 관리대상재정수지 적자 규모도 72조1000억원에 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폭이 3.6%에 이를 전망이다.


그가 재정 정책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급증하는 사회보장기여금이다. 그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일반 정부의 부채가 아닌 암묵적으로 발생하는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이라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책임지고 명문화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며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에 대한 부채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획재정부의 재정자율권 범위가 축소된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구조적으로 재정 건전화, 효율화가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다"며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기재부가 예산 편성 기능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기능이 굉장히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유럽 국가들은 5년마다 내각제에서 정치적 합의를 본다"고 밝혔다.


국가채무비율의 적정선을 묻자 그는 "대외신용도가 떨어지는 때부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영원히 존재한다. 도산이라는 개념이 없다"며 "그 나라에 갚을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궁극적으로 채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재정학회 회장, 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앙ㆍ지방 재정관계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외국인환대행사, 행운을 잡아라 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개인 최대주주 됐다 "1500명? 2000명?"…의대 증원 수험생 유불리에도 영향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