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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거센 압박에…칠레 정부, 내각 3분의1 갈아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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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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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일주일 이상 이어진 시위로 1990년대 민주화 이후 최대 정치위기에 처한 칠레 정부가 내각 3분의 1을 갈아치우는 대규모 개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경제난과 양극화, 사회 불평등에 분노한 시위대는 추가 시위를 예고했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사촌인 안드레스 차드윅 내무부 장관을 비롯해 총 8명의 장관을 경질했다. 교체 명단에는 지하철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더 일찍 일어나 출근하라"고 말해 분노를 촉발시킨 후안 안드레스 폰타이네 경제장관, 재정정책을 담당해온 재무장관, 노동장관 등이 포함됐다.

칠레 전역에서는 이달 중순 지하철 요금 인상 이후 연일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100만명 이상이 거리로 뛰쳐나와 경제난과 사회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시위 초반 시위대의 약탈, 경찰의 과잉 진압 등으로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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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이 10%대로 급락한 피녜라 대통령은 "어려운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칠레는 변했고, 정부 역시 새 시대와 새 도전에 맞서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위대의 분노를 달래기 위한 개각임을 인정한 셈이다. 신임 내무장관으로 내정된 40대 변호사 출신 곤살로 블루멜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것이 깨졌다"며 분열을 봉합하기 위한 국가적 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번 개각이 현 사태를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낮다. 시위대는 이번 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즉각 비상사태, 야간통행 금지령 등을 선포해 과거 군부독재 시절을 떠올리게 한 피녜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비상사태는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해제됐다. 가디언은 "대통령의 연설에도 불구하고 최루탄 연기가 대통령 궁 뜰 안까지 흘러들어왔다"며 "개각이 칠레의 격변을 끝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더욱이 야당은 피녜라 대통령을 헌법 위반, 인권 탄압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로 한 상태다. 칠레 법학자 150명은 정부의 인권침해를 비판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다만 이날 피녜라 대통령은 시위대에 대한 인권탄압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칠레를 찾은 유엔(UN) 인권조사단을 환영하며 "우리는 숨길 게 없다"고 말했다.

알바로 엘리잘데 사회당 대표는 "개각 이상의 정치 변화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국민들의 요구를 듣고 야심찬 사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성향의 민주당(PPD)을 이끄는 에랄도 무뇨스 대표는 "박수로 무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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