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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판치는 불법게임 사설서버…멍드는 게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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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들 개별적 대응 불가능…中정부 협조 필요
전문가들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中서 판치는 불법게임 사설서버…멍드는 게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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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규 기자] 중국인 대학생 A씨는 북경의 한 PC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엔씨소프트 PC게임 '리니지2' 사설 서버에 접속했다. 이 서버에선 게임 진행과 캐릭터, 아이템 종류 등이 리니지2 정품과 똑같았다. 하지만 정품에서 100만원가량 지불해야 살 수 있는 아이템이 이 서버에선 1만~2만원에 불과해 그는 소액으로 고가의 아이템을 장착할 수 있었다.


중국인 고등학생 B씨는 위메이드 대표 PC게임 '미르의전설2' 사설 서버에 접속해 자신의 캐릭터 레벨을 엄청난 속도로 올려나갔다. 이 서버는 유료아이템이 저렴할 뿐 아니라 캐릭터 레벨을 올리기 위한 경험치를 정품보다 2~3배 이상 더 줬기 때문이다.

◆피해규모 2조5000억원 이상 =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국내 유명게임들을 불법 복제하는 사설 서버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사설 서버로 인한 국내 게임업계의 직·간접 피해규모는 연간 2조5000억~3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수치도 구체적인 사설 서버 규모를 파악해서 추산한 것이 아니라 국내 게임시장 규모 대비 이제까지 적발된 사설 서버의 규모를 비교해 추정한 금액이다. 아직 파악되지 않은 사설 서버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리니지의 경우 중국 내 사설 서버 수가 최소 5000개 이상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니지 사설 서버(프리서버)에 대한 구글 검색 결과는 1600만건을 넘어선 상황이다.


사설 서버는 저작권 계약을 맺지 않고 조직이나 개인이 임의로 운영하는 불법 서버다. 서버 운영자가 데이터를 조작해 아이템을 추가하는 등 게임 진행을 바꿀 수 있다. 리니지나 미르의전설2처럼 출시된 지 오래된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들은 사설 서버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구하기가 용이해 주요 타깃이 된다. 게임이용자 김모씨는 "중국 사설 서버에선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아이템을 판매해 원하는 초절정 고수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며 "정품에서 수천만원을 웃도는 리니지 희귀 아이템을 불과 몇십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부 차원에서 입장 표명해야" = 사설 서버를 만들어 게임이용자를 모집하는 것은 국내외에서 모두 불법이다. 특히 중국에선 사설 서버의 구체적인 규모 파악은커녕 단속 주체인 중국 공안까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위 교수는 "중국 공안이 예산 부족을 핑계로 심각한 사안 아니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국내 업체와 우리 정부가 함께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사설 서버마다 접속인원 수가 달라 대체 어느 정도의 게임이용자들이 사설 서버에 접속하는지 파악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국내 사설 서버의 경우 업체들이 게임물관리위원회나 경찰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중국보단 관리가 잘 되는 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사설 서버의 사이트 차단 건수는 2017년 3457건에서 지난해 6309건, 올해 8월 기준 3246건으로 늘었다. 수사의뢰 건수도 2017년 7건, 지난해 8건, 올해 8월 기준 16건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업체들이 중국 사설 서버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불가능하고 중국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 교수는 "중국 현지 퍼블리셔들이 직접 움직여야 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로 아직까지 외교부나 문체부 등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어 의지조차 안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동승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도 "국내 업체들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대응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에 규제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규 기자 j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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