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수다] 벗겨도 벗겨도 그 매력이 철철 넘치는 양파

양파김치

우리말에 그 해에 새로나온 것이란 뜻으로 붙여지는 말이 ‘햇’이다. 특히 식재료들에는 ‘햇’이라는 말이 붙여지며 신선하고 제철이라는 뜻으로 여겨진다. 햇양파, 햇감자, 햇마늘, 햇마늘쫑, 햇무 등~ 그러나 채소라고 다 햇이라는 단어를 붙일수 있는 영광이 따르지는 않는다. 상추에 햇상추라고 붙이지 않고 깻잎에서 햇깻잎이라고 붙이지 않으니 ‘햇’은 주로 저장해 두면서 한해 동안 우리식탁에 올라오는 재료들에 주로 붙인다. 저장성이 높은 식재료들이지만 새로운 것이 나오면 그 자리를 양보해야 하면서 ‘햇’이라는 말로 특별한 대우를 해준다. 이맘때쯤 ‘햇’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뭐니 뭐니해도 ‘햇양파’다.

양파의 역사는 아주 길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노동자들의 원기를 복돋아 주는 음식으로 여겼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피라미드를 건설에 기여한 식품 중 하나로 이집트의 파라오가 먹고 힘내서 피라미드를 잘 쌓으라며 건설 노동자들에게 특별히 지급한 특식이 양파다. 우리나라에는 조선말에 들어와서 ‘서양의 파’라는 뜻으로 양파가 되었다.

벗겨도 벗겨도 계속 나오는 양파 껍질속에 영원한 생명의 힘이 담겨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고대 올림픽이 열릴때면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은 양파를 먹거나 양파즙을 마시며 힘을 얻었고, 고대 로마의 검투사들을 근육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몸에 양파를 문질렀다고 한다.

텔레비전 예능에서 가수 김건모는 집들이 선물로 양파로 새집 증후군을 없애주면서 웃음과 눈물을 만들어냈다. 양파는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는 채소로 이제는 우리나라 음식에서 필수 식재료가 되었다. 양파는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알리신’을 함유하고 있어 껍질을 벗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다. 햇양파은 묵은 양파에 비해 신선하고 수분 함량이 많아 아삭한 맛이 뛰어나고 매운데 단맛이 난다. 흰색양파뿐 아니라 자색양파도 눈에 많이 띄인다. 자색 양파는 매운맛이 흰 양파에 비해 적고 단맛이 강하니 샐러드에 활용하거나 그대로 먹기에 적당하다.

올해 양파 생산량 과잉으로 농가의 어려움들이 있다고 한다. 맛있는 햇양파 먹고 활력도 찾고 양파 소비도 촉진하도록 기대해본다.

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