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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미 누구와도 안 만나기로 결정…먼저 美 태도변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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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북한 당국자들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미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당분간 미국은 물론 한국과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게오르기 불리초프 아이아태평양안보협력회의(CSCAP) 러시아 국가위원회 연구위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평양에서 북한 외무성 인사들을 면담한 내용을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불리초프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북 기간 동안 북한 외무성의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과 유럽국 부국장, 국제기구국 부국장, 외무성 산하 평화군축연구소 부소장 등과 만나 이야기했다면서 북측의 입장을 전했다.


불리초프는 "하노이회담 결렬은 북한이 예상치 못했던 기분 나쁜 충격이었다"면서 "북한 인사들은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 양보 의사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데 대해 아주 큰 모욕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하노이 이후 북한은 문을 닫아 걸고 어떤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미국, 한국 등 누구와도 만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협상 재개를 위해선) 먼저 미국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미국이 대북 체제 안전보장 제공,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등을 약속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선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올해 말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고 아무런 결과가 없으면 '새로운 길'을 택하겠다고 밝혔다고 불리초프는 전했다. 불리초프는 '새로운 길'의 의미에 대해 북한 측이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새로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외에 좀 더 심각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불리초프는 하노이회담 결렬 이유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제감시하에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것에만 동의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합의문에 완전한 비핵화와 생화학 무기 제거 문구까지 넣으려고 하면서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불리초프는 "'국제감시 하의 영변 핵시설 폐기'만 해도 상당히 큰 양보"라면서 "왜냐하면 이는 북한의 새로운 핵분열 물질 생산 능력의 절반 이상을 줄이는 것이고 이 과정에 국제감시단이 참가하면 그들이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해 아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리초프는 특히 북한은 하노이회담 준비 과정에서 종전선언은 사실상 미국과 완전히 합의한 것으로 여겼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 제재 해제 문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며 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안전보장이란 느낌을 받았다"면서 "북한 인사들은 제재 문제는 스스로 제기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평가와는 달리 북한은 현 대북제재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느끼지 않고 있으며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1990년대를 겪었던 만큼 현재의 제재 국면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북한의 믿음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지원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불리초프는 밝혔다.


아울러 불리초프는 "러시아는 최근 특정 구상을 북한과 미국 등 관련국에 제시했다"면서 "그 내용에 관해 얘기할 순 없지만 이전 러-중이 제시했던 '로드맵'(평화적·단계적 한반도 문제 해결 구상)보다 훨씬 상세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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