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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 '뇌졸중 후유증 예측모델' 개발, 세계적 의학잡지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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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성별·흡연력 등 기재하면 3개월 후 환자상태 예측

70% 미만이던 기존 결과 예측률을 20%p 이상 높여

서울대 출신 신경과 전문의 허준녕 대위…지난해 임관

"장병 아픔 만져줄 수 있는 세심한 군의관이 되고 싶어"


21사단 통일대대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하는 허준녕 대위가 장병을 진료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육군)

21사단 통일대대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하는 허준녕 대위가 장병을 진료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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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육군 군의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뇌졸중 치료 후유증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모델은 세계 1위 뇌졸중 의학 잡지에도 실렸다.

육군은 21사단 통일대대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하는 허준녕 대위(31)가 뇌졸중의 치료 후유증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예측모델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허 대위는 임관 전 전공의 시절 급성 뇌경색 환자가 치료 중 실어증을 보인 것을 계기로 뇌졸중 관련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뇌졸중 급성기 치료의 경우 와이어를 뇌혈관에 넣어 약을 투여하고 혈전을 빼내는 '침습적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오히려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이처럼 진행 경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뇌종중 치료의 특성 탓에 치료 후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예측해 수술 여부 등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뇌졸중 치료의 핵심으로 꼽힌다.


허 대위가 치료한 환자의 경우 세 달 만에 실어증에서 완전히 벗어났지만 허 대위는 자신이 시술을 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고, 이후 환자의 회복 정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평소 프로그래밍을 즐겨 공부하던 허 대위는 인공지능을 뇌졸중 치료에 접목하는 방안을 생각해 냈다. 허 대위는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그가 7개월 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AI모델의 구동방식은 38개의 인자(因子)를 입력하면 치료 3개월 후 환자상태를 AI모델이 예측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인자는 나이, 성별, 흡연력, 증상발생 후 내원시간, 뇌졸중장애척도(NIHSS), 초기혈압, 과거력, 약물복용력, 피검사결과 등이다. 환자상태는 0~6단계의 장애 예후척도로 설정돼 0~2이면 '좋음', 3~6이면 '좋지 않음'으로 나타난다.


허준녕 대위가 개발한 앱 '뇌졸중 119'의 간이진단 화면 (사진=대한민국 육군)

허준녕 대위가 개발한 앱 '뇌졸중 119'의 간이진단 화면 (사진=대한민국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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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대위가 개발한 모델은 기존 70%미만이었던 결과 예측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AI모델 특성상 향후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면 할수록 예측률은 더 높아지게 된다.


허 대위는 3개월 동안 2602명의 환자 데이터를 꼼꼼히 검수하고 입력해 데이터 신뢰도를 높였다. 이런 연구결과를 의료 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논문으로 작성했다.


허 대위가 쓴 논문(Machine Learning-Based Model for Prediction of Outcomes in Acute Stroke)은 뇌졸중 분야 세계적인 의학 잡지인 'Stroke'에도 실렸다. 논문은 잡지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허 대위는 "치료 과정에서 합병증을 유발하는 병도 있다"며 "뇌졸중 또한 예외는 아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해야만 환자를 살릴 수 있기에 의사로서 항상 고민해왔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허 대위는 자체 개발한 뇌졸중 응급진단 애플리케이션 '뇌졸중 119'를 2012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뇌졸중 간이 진단법, 전문병원 위치 안내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이 앱은 1만명 이상이 사용 중이다.


허 대위는 "뇌졸중은 단일 질환 사망원인 1위인 질병임에도 너무 알려진 게 없다"며 "골든타임을 놓치는 안타까운 일이 많아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허 대위는 군의관으로서 같은 대대에 있는 병사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단순히 약만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장병을 가족처럼 여기고 아픔을 만져줄 수 있는 세심한 군의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허준녕 대위 (사진=대한민국 육군)

허준녕 대위 (사진=대한민국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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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허 대위는 지난해 4월 군의사관 48기로 임관했다. 서울대에서 화학생물공학을 공부한 뒤 연세대 의과대학 석사를 지냈고 2013년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신경과전공의를 수료하고 지난해 3월 신경과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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