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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35> 콩팥 사랑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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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장기가 아니다. 콩팥의 주 기능이 혈액 속 찌꺼기를 걸러내는 일로 그다지 빛나는 일이 아니다 보니 정상적으로 기능할 때에는 관심도 별로 없고 가치를 잘 깨닫지도 못한다. 콩팥 이식과 관련한 소식을 듣거나 주변에서 가끔 당뇨 합병증으로 투석한다는 말을 듣는 것이 콩팥의 존재를 알려준다고나 할까?


혈액 속 쓰레기 처리와 함께 체액의 양과 성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도 신장이라고도 부르는 콩팥의 몫이다. 강낭콩 모양으로 등 쪽 허리 양쪽에 한 쌍이 있는데, 길이 11cm로 어른 주먹 크기이며, 무게 130~150g정도 된다. 콩팥 하나에는 네프론이라 부르는 작은 조직들이 약 1백만 개 들어있는데, 네프론은 사구체, 보먼주머니, 세뇨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폐물이 섞여 있는 피가 모세혈관이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사구체에 들어오면 혈액이 여과되어 노폐물은 사구체를 둘러싼 보먼주머니를 거쳐 세뇨관으로 들어간다. 세뇨관에서 물과 영양소 등 우리 몸에 유용한 물질이 대부분 재흡수되고, 방광에 모아 오줌으로 밖으로 내 보낸다.


콩팥세포들은 독성물질을 만나거나 영양이나 산소 부족, 스트레스 등 여러 이유로 손상되거나 죽는다. 손상된 세포들은 대부분 원래 모습으로 복구되며, 심하게 손상되어 복구하기 어려운 세포는 유전자에 설계된 방법으로 스스로 죽고(自滅死), 그 자리는 새로 만들어지는(재생) 세포가 기능을 대신한다.


망가지는 콩팥세포가 모두 복구되고, 죽는 세포는 재생되는 새 세포로 모두 채워진다면 좋겠지만, 죽거나 손상되는 정도와 복구되고 재생되는 정도는 우리 생각과 생활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많이 손상시키고 적게 재생하게 하는 생활을 하므로 정상적인 콩팥세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게 된다.

사람들은 신장 기능의 30~40%가 상실되어도 불편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검사받지 않으면 망가진 사실도 모르기 쉽고, 콩팥 한 개로 건강하게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신장 기능이 약해져 몸 안에 노폐물이 쌓이면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거나 거품이 많아지는 경우, 쉽게 피로해지거나 손발이 붓는 증상,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운 증상, 빈혈, 구토, 식욕부진 등이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신장기능이 25%보다 낮아지면 증세가 심각해지며, 15% 아래로 떨어지면 투석이나 이식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혈액 속 노폐물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신장투석에는 몸속의 피를 뽑아 찌꺼기를 걸러 깨끗해진 피를 다시 몸속에 넣어 주는 혈액투석과 영구적인 도관을 삽입하고, 이 도관을 통해 수분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복막투석이 있다. 둘 다 콩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며, 삶의 질이 낮고, 수명 연장에는 한계가 있다.


신장이식은 투석할 때보다 삶의 질은 높으나, 신장의 공급이 훨씬 부족하고, 평생 먹어야 하는 면역억제제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평소에 콩팥의 손상을 줄이고, 재생을 도와주는 생활습관을 가짐으로써 신장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현명하다. 콩팥을 사랑하는 생활을 하라는 뜻이다.


콩팥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을 하루 2리터 정도로 충분히 마셔서 신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장은 하루 동안 150~180리터의 물을 걸러 재활용하고, 1.5~2리터의 오줌을 밖으로 내 보낸다. 소변 색깔이 진한 사람은 물을 더 마시는 것이 좋다.


건강에 좋은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다양한 채소와 통과일, 통곡식으로 만든 음식을 충분히 먹고, 설탕,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소금, 알콜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생명이야기 125편 참조).


또한 높은 혈당과 높은 혈압, 비만은 콩팥의 건강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므로 ‘내 몸 안에 준비된 의사’가 이들을 예방할 수 있도록 ‘생명스위치를 켜는 생활’을 생활화하여야 한다(생명이야기 58, 61, 63편 참조).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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