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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돼 훨훨 날아간 김복동 할머니…"길이길이 행복 누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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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복동 할머니 영결식에서 영정과 운구행렬이 일본대사관으로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복동 할머니 영결식에서 영정과 운구행렬이 일본대사관으로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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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이춘희 수습기자]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이길이 행복을 누리소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발인이 1일 오전 엄수됐다.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발인이 예정된 오전 6시30분 이전부터 40여명의 추모객이 할머니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엄마 보내드리러 왔다"며 김 할머니와의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오전 6시28분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가 김 할머니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앞장서자 차분했던 분위기의 장례식장은 이내 눈물 바다로 변했다. 추모객들은 김 할머니의 사진을 마주하자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김 할머니의 관 위에 매직으로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이길이 행복을 누리소서'라는 내용의 마지막 편지를 썼다.


이날 발인엔 같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도 대구에서 서울을 찾아 오랜 시간 함께 싸워온 동지를 보내는 마지막 길에 함께했다. 이 할머니는 김 할머니가 실린 운구차를 쓰다듬으며 나지막하게 "잘 가세요, 잘 가세요"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운구차는 김 할머니가 병상에 눕기 전 8년여간 머물렀던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으로 향했다. 이 곳에선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김 할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길 할머니는 "왜 이렇게 빨리 가셨어"라며 "편안히 계세요. 나도 있다가 갈게요"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오전 7시20분께 노제가 열리는 서울 중구 서울광장으로 운구차가 출발하자 길 할머니는 김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려는 듯이 문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운구 행렬을 한참 바라봤다.

오전 8시30분부터는 서울광장에서 노제가 시작돼 광화문, 안국역을 지나 일본대사관까지 행진이 진행됐다. 노제에는 시민 600여명과 청소년, 대학생, 여성단체 회원들이 김 할머니의 생전 메시지가 담긴 만장 94개를 들고 김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시민들은 김 할머니가 나비가 돼 훨훨 날아가라는 뜻을 담은 나비 모양의 푯말을 들었다.


김 할머니의 영결식은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죄를 요구하는 '수요집회'가 27년째 열리는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0시30분부터 열린다. 김 할머니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치된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이춘희 수습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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