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민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모든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는 대통령의 말은 잘못됐지만 그렇다고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이 올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진 사람들도 있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찾은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혜택을 본 사람들은 그냥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는 반면 그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은 힘들어 못 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다 보니 부작용만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있다.
문 대통령이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도 신년사에 나온다. “국민의 뜻과 요구를 나침반으로 삼겠습니다”라는 대목이다. 문제는 국민의 뜻과 요구가 일치하는 게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줄 것’이라고 했던 최저임금만 해도 이해관계에 따라 생각이 다르다. 신년사에는 그에 대한 해답도 나온다. “노사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의지를 갖고 만나겠습니다“는 대목이다. 내년에는 대통령이 더 많은 사람을 만나 국민의 뜻과 요구가 무엇인지 더 잘 알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내년 이맘 때는 올해 초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약속했던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가 됐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원한다./정치부 차장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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