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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사실은 '아싸'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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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사실은 '아싸'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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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인싸'와 '아싸'. 올해 정말 지겹도록 읽고 들은 단어다. 무언가 사면, 배우면, 착용하면, 바르면, 당신도 '인싸'가 될 수 있다는 마케팅 용도로 참 여기저기서 갖다 붙였더랬다. 쇼핑몰이나 미용실에 '인싸 스타일'이라는 해괴망측한 표현이 등장했고, 대형 포털을 통해 '인싸되는 법'을 구하는 어린 청소년들의 질문은 올해에만 562개나 검색된다.

혹시라도 이 용어를 모르는 분들(축하합니다, '아싸' 당첨입니다)을 위해 잠시 설명한다.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 말 그대로 무리의 안쪽에서 잘 섞여서 노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에 접두사 '핵'이 붙어 핵인싸, 분위기를 주도하는 중심인물이라는 단어도 파생됐다. 아싸는 반대로 주류와 어울리지 못하고 무리의 바깥에 있는 '아웃사이더(Outsider)'다. 다만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느낌을 풍겨 '왕따' 같은 부정적인 단어와는 구분된다.
요즘 부쩍이나 느끼는 것은 대세는 사실 '아싸'라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주로 어울리는 30~40대의 문화는 그렇다. 속으로 '자신의 등뼈 외에는 어느 것에도 기대지 않는 중심 잡힌 마음이야말로 본래의 자기(법정스님ㆍ자신의 등뼈 외에는)'라고 생각하고, 남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와글와글 우르르 하는 떼 문화에서는 자유로운 것을 꿈꾼다.

피곤한 것보다는 인기 없는 것이 낫고, 둘러싸여 있기보다는 빠져나와 서 있기를 바란다. 해가 갈수록 연말 송년회를 덜 잡고, 조용히 페이스북 같은 데에 "#연말을_앞두고_내가_최대한_늙어보일만한_사실을_말해보자"라는 태그 정도로만 1980년대 문화를 되새김질하며 또래들과 세밑을 논다.

마무리를 위해 1992년 봄여름가을겨울의 3집에 실려있는 곡, '아웃사이더'를 한 소절 적는다. "누구의 이해도 바라질 않고 지난 일에 집착하지 않아, 아무도 이해 못할 말을 하고 돌아서서 웃는 나는 아웃사이더." 멋지지 않은가. "이것만 하면(사면), 나도 핵아싸"하고 광고하는 물건이 있다면, 나는 내년에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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