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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백년가게]최상급 식재료가 만든 '불변의 맛'…인사동 '하나로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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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30년 이상 도ㆍ소매, 음식업을 영위하는 소상인 중 전문성, 제품ㆍ서비스, 마케팅 차별성 등 일정 수준의 혁신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백년가게'로 육성하기로 했다. 대(代)를 이어가며 100년 전통을 자랑할 한국의 백년가게를 소개한다.

[한국의 백년가게]<17>서울 인사동 '하나로회관'
서울 인사동 하나로회관 김미희 사장이 주방에서 나온 음식을 손님에게 가져가기에 앞서 정돈하고 있다.

서울 인사동 하나로회관 김미희 사장이 주방에서 나온 음식을 손님에게 가져가기에 앞서 정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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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같은 악재로 적자가 날 때도 최상급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원칙을 깨지 않았어요. 장사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못했겠죠."

34년째 영업중인 서울 인사동 한정식집 '하나로회관' 김미희 사장의 경영철학은 '첫째도 원칙, 둘째도 원칙'이다. 하나로회관은 1984년 김 사장의 모친이 열었다. 김 사장은 15년 전에 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창업주인 모친이 김 사장에게 입이 닳도록 강조한 것은 엄격한 원칙과 요리의 질이다. 김 사장은 "차라리 가격을 올릴지언정 질을 양보하지는 말라고 어머님이 늘 말씀하셨다"면서 "왜 그렇게 강조하셨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로회관은 이런 원칙에 따라 주요 식재료를 강원도 정선(된장), 충청남도 강경(젓갈), 전라남도 나주(배) 등 전국 유명 산지에서 조달한다. 채소 같은 일일 식재료는 반드시 새벽시장에서 구입한다.

모친 시절부터 워낙 엄격하게 거래처 선정을 해온 터라 한 번 맺어진 거래관계가 깨지는 일은 드물다. 서울 마장동의 한 고기 도매상은 대(代)를 이어 하나로회관에 납품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거래처를 바꾸는 일은 드물게 있다. 공급받는 식재료의 질이 떨어졌다고 판단되는 경우다.

이런 결정은 매주 월요일 오후 3시에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월요회의'에서 이뤄진다.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요리를 책임지는 조리실장, 15년째 몸담고 있는 부조리실장의 눈과 입은 아무리 작은 변화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월요회의'에서는 이밖에 가게의 운영과 관련한 한 주 간의 모든 이슈가 거론된다. 김 사장은 "어떤 때는 직원들이 '어느 반찬을 손님들이 많이 남기시더라'라고 지적을 한다"면서 "그런 때는 조리실장님과의 논의를 통해서 조리방식을 바꾸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나로회관의 또 한 가지 원칙은 '청결'이다. 수저는 초벌로 설거지를 한 다음 반드시 들통에 넣어 한 차례 삶고, 도마와 칼은 별도의 소독기에서 수시로 소독을 한다. 무려 40가지의 항목을 따지는 서울시의 위생 평가에서, 어지간한 호텔도 받기 어렵다는 '트리플A'를 받았다.

하나로회관의 대표적인 재료는 이른바 '만능간장'이다. 김 사장 모친이 개발했다. 대두ㆍ대추ㆍ배ㆍ월계수잎ㆍ생강ㆍ황물엿 등 12가지 원재료가 들어간다. 김 사장은 '만능간장'의 레시피를 감추지 않는다. 오래도록 자리를 잡고 있는 식재료나 음식은 어차피 레시피만으로 흉내낼 수 없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제가 원칙을 잃지 않는 건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많은 손님이 워낙 오래된 단골이라 아마 조금만 삐끗해도 알아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메뉴를 80% 정도 유지하고 있다"면서 "가끔은 조금 트렌디하게 변화를 줘야 할까 싶은데, '그 때 그 맛'을 못잊고 오랜만에 찾아오시는 단골들을 생각하면 그러질 못한다"고 말했다.

대표 메뉴인 '특정식' 한상을 소개하는 김미희 사장.

대표 메뉴인 '특정식' 한상을 소개하는 김미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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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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