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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사람이 당당한 세상…“착하면 바보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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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사람이 당당한 세상…“착하면 바보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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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수준급 랩 실력과 낚시 잘하는 뉴질랜드 유학파로 이름을 알린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이 최근 부모가 20여년 전 벌인 사기 의혹으로 몰매를 맞고 있다. 당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피해 규모도 최대 2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마이크로닷은 결국 방송활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논란에 불을 지른 건 마이크로닷 자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처음 사건이 불거진 뒤 허위사실 운운하며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불과 며칠 만에 말을 뒤집고 사과했으나 이미 대중들의 마음은 돌아선 상태였다.
마이크로닷의 동료인 래퍼 도끼(본명 이준경·27)도 마찬가지다. 20여년 전 500만원씩 두 차례 돈을 빌려줬다가 갚지 않았다는 피해자가 등장해 SNS 해명 방송을 했으나 그는 “1000만원은 한 달 밥값”이라며 피해자를 우롱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가 평소하던 ‘돈 자랑’이 독이 든 성배가 된 셈이다. 결국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를 했다고 알리며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도끼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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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빌린 사람들, 즉 채무자들이 당당한 세상이다.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 남의 빚을 대신 갚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난다. 이는 통계로 확인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사기(상습사기, 특경법상 사기 포함) 범죄는 총 22만5395건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약 617.5건의 사기가 발생한 셈이다.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23만5899건, 23만6217건 발생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는 사기꾼이 챙긴 이득이 50억원 이상이거나 피해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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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사기꾼 검거율은 평균 80%에 이르지만 범죄 수익금을 국고로 환수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사기꾼이 검경 수사 과정에서 돈이 없다고 잡아떼면 범죄 수익금을 찾을 길이 거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관들이 사기꾼 체포부터 조사, 혐의 입증을 거치면서 계좌추적이나 회계장부 분석까지 해야 하는데 가족, 지인 등 차명계좌에 숨겨 놓은 돈까지 찾기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실제 검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범죄 수익 환수율은 3%에 불과하다. 사기꾼이 100억원을 챙기면 3억원만 찾아낸다는 얘기다.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돈을 돌려받는 건 더 어렵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대부분 사기꾼들은 처음엔 빌린 돈이니 갚겠다고 하다가 나중엔 돌려줄 돈이 없다고 한다”며 “수사기관이 숨겨둔 돈을 찾아 동결하면 피해자들이 사기꾼에게 직접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동결한 돈이 피해금이라는 걸 입증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러니 돈을 빌려주고 못 받거나 착실하게 갚는 사람들이 ‘바보가 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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