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4번째 정상회담
푸틴 "北 비핵화 조치 있을 경우 상응하는 조치 뒤따라야"
[싱가포르=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 시내 샹그릴라호텔에서 가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 같이 요구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경우 제재 완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을 해석된다.
30분으로 예정됐던 정상회담은 오후 4시 37분부터 5시 35분까지 약 58분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이며, 지난 6월 월드컵 기간 중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5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동안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러시아와 한국은 국제무대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며 "특히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양국이 늘 이야기 고리가 많다"며 "현재 교역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제시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지지하며 러시아도 그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 취임 후 한러 관계가 보다 긴밀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양국이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양 정상은 지난주 포항에서 열린 한-러 지방협력포럼이 성공적으로 출범한 것을 환영하고, 이를 통해 양국관계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아우르는 전면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협력을 위한 '9개 다리(9-Bridge)' 분야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및 보건의료 협력 등 6월 정상회담 시 합의 사항의 이행현황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협력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가기로 했다.
싱가포르=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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