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주가 떨어지자 다시 현대차 압박나선 엘리엇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 그룹에 초과자본금의 주주환원과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는 등 다시 현대차그룹을 압박하고 나섰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입은 엘리엇이 이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 자문사인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이하 엘리엇)은 13일(미국 현지시간)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이사진에게 서신을 보냈다. 서신에는 현대차가 8조원에서 10조원, 현대모비스는 4조원에서 6조원의 초과자본을 보유한 상태라며 이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엘리엇은 서신을 통해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이 철회되고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현대차그룹은 기업구조에 대한 개편을 진전시키기 위한 어떠한 실질적인 소통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 동안의 가치 할인율과 지배구조 개선의 미흡함을 고려할 때 현대차그룹 이사회는 초과자본금을 환원하고 저평가된 현재 가치를 고려해 자사주 매입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엘리엇은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사인 콘웨이 맥켄지의 현대차그룹 독립 분석보고서를 인용, 현대차그룹이 심각한 초과자본 상태이며 과거 잉여현금흐름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상당한 자본이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주환원의 수준이 업계 기준에 지속적으로 미달되고 현금흐름에 대한 일관되지 못한 보고 방식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사업을 통해 발생되는 실제 현금흐름이 왜곡되거나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을 기반으로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을 포함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엘리엇 및 다른 주주들과의 협업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에 대한 초과자본금 환원과 현재 가치를 고려한 자사주매입 방안 우선 검토 ▲모든 비핵심 자산에 대한 전략적인 검토 실시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이 다시 공세에 나선 것은 최근 현대차의 주가 하락으로 손실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계속 지연되면서 압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8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3.0%, 2.1%, 2.6%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들 3개 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1월 16만원대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9만90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기아차 역시 올해 2월 3만4000원 선에서 거래되다가 최근에는 2만8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분 변화가 없다는 가정 아래 투자한 금액의 약 30%인 5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3분기 어닝쇼크로 인해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잇달아 현대기아차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엘리엇의 공세가 향후 진행될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엘리엇의 서한 내용은 새롭지 않다"면서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지배구조 변경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현대차그룹 주주들을 설득함으로써 향후 있을 수 있는 주주총회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노력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준비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현대차(46.4%), 현대모비스(48.1%) 등의 주총을 최소화하고 주주 구성이 유리한 현대글로비스(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39.3%) 중심의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현대모비스의 모듈ㆍAS부품 사업을 떼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엘리엇 등의 반대로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포기한 바 있다. 이번 엘리엇의 서신은 당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끼어든 이후 3번째 공세다. 엘리엇은 지난 8월에도 현대모비스의 AS 부문을 현대차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핵심 부품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안을 제안했으나, 현대차그룹은 법적인 제약을 들어 거절하기도 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