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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바닥 민심의 이반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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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선물 풍산개 새끼 출산… 문 대통령 '남북 관계 이와 같길'." 연합뉴스의 지난 12일 자 기사다. 훈훈한 내용의 기사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기사는 13일 새벽 2시 현재 네이버에서 '화나요' 1위를 차지했다. 화나요 6292건, '좋아요' 2175건. 같은 시간 화나요 3위는 "작년 2분기 언저리 경기 저점… 내년 상반기 공식 판단"이라는 제목의 연합뉴스 기사다. 화나요 2477건에 좋아요는 184건뿐. 랭킹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 소득 주도 혁신 성장 'J노믹스 틀' 속… 경제 활력 되찾기 '속도전' 강조"라는 제목의 이데일리 기사는 화나요 3674건, 좋아요 178건.

풍산개 기사에 대한 반응은 의외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거 좋아요를 찍었을 법한데 화나요가 압도적이다. 그나마 이 기사는 화나요와 좋아요의 비율이 2.9대 1로 양호하다. 통계청 기사는 13.5대 1, 홍 후보자 기사는 20.6대 1로 격차가 확대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네이버 댓글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네이버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후 적어도 조직적인 댓글 부대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차단했다고 가정하면 댓글의 반응은 자못 심각하다.

바닥 여론 역풍이 심상치 않은 것이다. 50~60%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문 대통령 지지도와 크게 어긋난다. 문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보면 지지도에 대한 확신이 엿보인다. 지난 9일 공정 경제 전략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고 신임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소득 주도 성장, 공정 경제, 혁신 성장 기조 불변'으로 화답했다.

심각한 경제지표와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콘크리트 지지층에 대한 믿음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론조사에는 함정이 있다. 응답률이 바로 그것이다. 될 대로 되라고 자포자기하면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다. 그러다 더 이상 못 참겠다든지 빈틈이 보이면 갑자기 여론조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출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미르재단 등 각종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2016년 7월 이전에는 여론조사 응답률이 4~6% 범주에 머물렀다. 그러다 7월 이후 갑자기 10% 내외로 고공행진했다. 이미 그해 1월부터 부정 평가가 많아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지지도는 바닥을 쳤다.

현 정부 들어서도 응답률은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지난해 대선 이전 20% 이상까지 치솟았던 응답률은 보수 대표주자 반기문이 사라지자 갑자기 8~9%대로 가라앉았다. 리얼미터가 국정수행평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해 6월1주 차엔 5.3%. 이후 올해 8월2주 차까지 61주간 두 번의 6%를 제외하고 4~5%대로 고착됐다. 같은 기간 긍정 평가는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 논란이 있었던 올해 1월4주 차(60.8%ㆍ응답률 6%)부터 한 달간을 제외하면 아무리 저조해도 65% 이하로 낮아진 적이 없다.

그러나 응답률이 7~8%대로 부쩍 높아진 지난 8월3주 차부터 긍정 평가는 단 두 차례를 제외하면 53.1~61.9%의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응답률이 9~10%대에 이르면 어떻게 될까. 정부가 네이버 댓글의 분노를 가벼이 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보수 꼴통으로 간주하고 대응하지 않을 경우, 이제까지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고 댓글로 말해왔던 보수와 일부 중도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지지율이 급락할 수 있다. 민노총 등 일부 지지층 이탈까지 감안하면 허황한 예측만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의 데자뷔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정부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갈 길이 너무 멀고 험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패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문 대통령과 참모들의 몫이다.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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