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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②28세 '허블' 퇴진? 후임은 수리도 못한다고?

최종수정 2018.11.02 18:25 기사입력 2018.11.0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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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며 현역에서 활동 중인 허블 망원경의 모습. [사진=NASA]

28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며 현역에서 활동 중인 허블 망원경의 모습. [사진=NASA]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보통 우주망원경은 지상에 있는 망원경보다 제작 비용이 수십 배 더 들지만 수리가 어렵기 때문에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예상수명이 3년반에 불과했던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다만, 관찰할 수 있는 빛의 범위가 매우 넓어서 가시광선뿐 아니라 지상에선 관측이 불가능한 우주 감마선, X선, 자외선, 적외선을 모두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허블이 20년 정도 늦게 발사된 케플러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허블은 초기에 말썽꾸러기였습니다. 실패작이란 비난을 들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망원경 주거울의 가공 오차 때문에 허블이 관측한 영상이 뚜렷하지 않아 약간만 촛점이 안맞아도 퍼지거나 흐릿하게 보여 과학자들을 애먹였지요.

이를 수리하기 위해 우주왕복선이 무려 5번이나 왕복하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웁니다. 1993년 디스커버리호가 싣고간 보정장치로 수리를 완료하면서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2009년 5월 허블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장비수리 및 교체 작업을 하면서 겪은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가 '허블3D'라는 영화로 제작됩니다. 한국에서는 2011년 5월5일 어린이날에 맞춰 개봉돼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영화가 제작될 당시 허블은 자세를 제어하는데 필요한 자이로스코프(Gyroscope) 6기를 모두 교체하는 바람에 수명이 길어졌다고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수리를 못해 수명이 짧았지만 초기에 말썽을 피운 덕에 사람의 손길을 자주 받아 허블의 수명이 길어졌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허블은 '①9세 '케플러'의 부고, 28세 '허블'은?' 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리액션휠 모두가 작동해야 관측할 수 있었던 케플러와 달리 1기의 자이로스코프만 작동해도 관측이 가능하다는 것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5일 1기의 자이로스코프가 추가로 고장나면서 현재는 '안전모드'로 바꿔 운영을 중단하고, 기기의 복구 가능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수명이 다된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진인 셈이지요. NASA는 보통 3개의 자이로를 이용하면 100% 임무를 완수할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자이로 1개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지만 이번 복구가 성공하지 못하면 곧바로 자이로 1개만 사용하는 제한된 임무 모드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케플러의 마지막처럼 허블의 남은 생명력도 최대한 뽑아 쓰겠다는 의미입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후임으로 2021년 발사 예정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상상도. [사진=NASA]

허블 우주망원경의 후임으로 2021년 발사 예정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상상도. [사진=NASA]



NASA는 ESA와 캐나다우주국 등과 공동으로 허블의 후임인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James Webb) 우주망원경'을 제작 중인데 지난 9월 최종 조립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임스웹은 미국의 달 착륙·귀환 프로젝트인 '아폴로 계획'을 이끌었던 NASA의 국장 이름을 따서 지은 것입니다. 원래 제임스웹 망원경은 지난달에 발사할 예정이었는데 더 정밀한 제작을 위해 2021년으로 발사가 연기됐습니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허블보다 훨씬 먼 150만㎞ 상공에 설치됩니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보다 4배나 더 먼 '라그랑주 L2' 지역에 보내는 것인데 이곳은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중력과 지구가 궤도를 유지하려는 원심력이 평형을 이루는 지역입니다.

따라서 제임스웹 망원경은 엔진이나 별도의 추진 장치 없이 지속적인 공전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고장이 나면 사실상 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사 전에 완벽한 상태여야 합니다. 허블처럼 초기에 말썽을 부린다고 해서 수리하러 갈 형편이 안된다는 말이지요. 제임스 웹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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