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13년간 그리스 사태·우크라이나 사태에 적극 대응
2008년 금융위기에서도 독일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
인도주의적 난민 수용 결정으로 정치적 입지 악화...정계 은퇴 예고
메르켈이 EU를 떠날 경우, 지도력 공백은 불가피
총리 임기 완수 의지 밝혔지만, 급작스런 연정 붕괴도 가능한 상황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독민주당 지도부 회의를 마친 뒤, 오는 12월 전당대회 당대표 불출마를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총리 임기를 마친 뒤 어떤 정치적 지위를 마치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정계 은퇴를 예고했다.
집권연정에 참여한 사회민주당은 연정에서 탈퇴한 뒤 야당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상황이다. 일단 사민당은 내년 9월까지는 시간을 준 상태다. 중간평가 때까지 어떤 정치 로드맵을 제시하는지에 따라 연정 여부를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 상황 변화에 따라 연정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연정 상대인 기독사회당 역시 바이에른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13년간 독일을 이끌어온 메르켈 총리는 그동안 그리스 부채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마다 번번이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메르켈 총리에 대해 찬사의 표현으로 '자유세계의 지도자'라고 표현해왔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르켈 총리는 EU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그가 현재 EU 지도자 가운데 최장수 지도자인 데다 EU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나라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FT는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시야는 독일을 넘어섰지만, 그의 후계자들의 경우 독일 바깥의 상황을 살피기보다는 기민당과 독일 내에서의 입지를 다지는데 급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2015년 메르켈 총리가 난민을 수용한 이래로 독일 극우 정당이 크게 성장한 상황도 우려스럽다. 이미 유럽 정가에서는 중도우파와 중도좌파가 몰락중이고, 대신 극우와 극좌 세력이 힘을 얻고 있다. 메르켈 총리마저 독일 정가에서 퇴장할 경우, 독일 내 국수주의 목소리가 부상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독일 대연정이 당장 무너지지 않는다고 해도 위험 요인은 여전하다. 사실상 당대표와 차기 총리를 포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 장악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그동안 메르켈 총리가 국정 안정을 위해 당대표와 총리를 겸직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을 고려하면, 당장 12월 전당대회 이후부터 국정 운영 능력이 불투명해졌다. 기민당 차기 당대표가 메르켈 총리와 가까운 인사가 되느냐 여부에 따라, 메르켈 총리의 국정 운영 능력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어 독일 기민당 새 대표로는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민당 사무총장,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 아르민 라쉐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총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크람프-카렌바우어 사무총장이 당대표가 맡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사무총장은 실용적이고 절제된 국정운영을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작은 메르켈로 통한다. 옌스 장관은 난민 결정 등에 있어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존 볼턴 백악완 안보보좌관과 이번 달 만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측과 가까운 인사다. 라쉐트 주 총리는 기민당의 우경화를 경계하는 인물로, 합리적인 인물로 거론된다. 라쉐트 주 총리는 난민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메르켈 총리를 옹호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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