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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퍼스트맨' 신파도 국뽕도 아닌 우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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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스트맨' 포스터. 사진=UPI코리아

영화 '퍼스트맨' 포스터. 사진=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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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도 '국뽕'도 아니다.
영화 '퍼스트맨'(제공·배급 UPI코리아)이 우주 영화의 미래를 열었다.

아폴로 11호의 선장이자 달에 인류의 첫 발자국을 내디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라이언 고슬링 분)은 가슴 아픈 일들로 괴롭지만 누구보다 묵묵히, 그러나 뜨거운 마음으로 도전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1962년 우주비행사 선발에 응시한 닐 암스트롱은 1966년 제미니8호를 타고 최초의 지구 궤도 우주선 도킹에 성공한다. 1969년 7월 21일 아폴로 11호 선장으로서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긴다.
영화는 간단하다. 닐 암스트롱이 이제껏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우주 세계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흔히 달에 간다고 하면 성조기가 펄럭이고 감동적인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며, 자기만족에 휩싸이는 줄거리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영화를 보기 전, '퍼스트맨' 역시 그런 이미지가 겹쳐졌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영화 '위플래쉬'(2014), '라라랜드'(2016)를 연출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첫 정극 연출에 도전했다. 그는 천재적인 연출로 극을 지어간다. 영화는 주인공 닐 암스트롱의 시선을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는데 어느 순간 감정의 과잉이 오면 이를 단절시킨다. 감정의 급소를 찌르는 반칙도 사용하지 않는다. 연출의 정석을 차근차근 밟으며 감정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영화는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의 공포와 한계에 대한 도전, 달에 가고 싶은 꿈을 원초적 주제로 삼는다. 이를 지어가는 과정에 부성애나 자기연민 등이 나오지만 이는 양념에 불과하다. 해당 감정에 이입될 즈음 감독은 이를 영리하게 차단한다.

'퍼스트맨'은 우주로 가는 체험적 영화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닐 암스트롱이 우주선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오롯이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이 힘겹게 다가온다. 이를 보는 관객들은 실제 우주선에 탑승한 듯한 착각을 불러올 만큼 긴장과 공포감을 준다.

감독은 신파와 국뽕 없이도 우주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며 이를 증명한다. 이는 현재 우주 영화를 준비하는 다수의 국내 감독에게 반면교사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퍼스트맨'은 우주 영화라기보다 인간에 대한 영화라 보는 게 맞다. 인간의 도전과 다양한 원초적 감정에 맞서는 닐 암스트롱을 통해 우리를 돌아보고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이처럼 감독은 특유의 세련된 연출로 담백한 영화를 완성했다.

영화의 백미는 달이다. 닐 암스트롱이 꿈을 이룬 순간, 영화는 취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인류 최초로 바라본 달에 집중한다. 마치 놀랍도록 경이로운 달에 도착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라이언 고슬링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연기를 통해 배우로서 성장했다. 그와 셔젤 감독의 환상적인 호흡 역시 영화의 관전포인트.

엔딩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마치 90년대 할리우드 재난 영화의 클리셰를 비웃는 듯한 감독의 재치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오는 18일 개봉. 141분. 12세 관람가.




이이슬 연예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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