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여성리더 릴레이 인터뷰③]"여성들의 사회생활 선순환 만들고 싶어"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2018 여성리더스포럼 프런티어 7기 연속인터뷰 ③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

세 아들 둔 워킹맘 여성 CEO…그동안 만난 가사도우미만 100여명

"여성끼리 서로 돕고 사회생활 이어가는 새로운 구조 만들고 싶어"

일·가장 고민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충분히 가치있다면 계획·전략 세워 대비해야"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김현민 기자 kimhyun81@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여성들끼리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어요.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은 살림을 챙기기 어려워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죠. 주부나 경력이 단절된 중ㆍ장년 여성들에게는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드리는 겁니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는 젊은 워킹맘 등 청소를 필요로 하는 가정과 가사도우미를 연결해주는 모바일 플랫폼 '청소연구소'를 만들었다. 12년 넘게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 연 대표가 만난 도우미는 100명이 넘는다. 워킹맘들이 집안일을 도와줄 사람을 구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연 대표는 다음과 엔씨소프트, 카카오를 거쳐 생활연구소를 창업했다. 다음이 급성장하고 있던 2001년에 광고 업무를 도맡아 경영기획ㆍ사업개발ㆍ인수합병(M&A) 등을 맡았다. 이후 엔씨소프트에서 전략ㆍ기획 업무를 맡아 해외 업체들과 제휴하는 전략 등을 담당했다. 모바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던 2012년 카카오에 입사했다. 카카오에서는 이모티콘 스토어를 만들어 유료 이모티콘 서비스의 초석을 다졌다.
카카오가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확장하던 시기에 연 대표는 O2O 서비스 부서에서 모바일 가사도우미 서비스 '카카오 홈클린'을 준비했다. 그러다 계획이 바뀌면서 돌연 출시 계획이 엎어졌다. 연 대표는 사업을 제대로 해보기 위해 2016년 말 카카오를 퇴사했다. 그 후 3개월 만에 청소연구소를 출시했다.

연 대표는 "배우고 싶은 것을 해결하려는 욕구가 큰 편이고 겁이 없다 보니 가지고 있던 지위나 편안함을 내려놓는 것에 익숙했다"며 "월급쟁이로 살다 사업이 아까워서 우발적으로 시작한 창업이었지만, 창업은 서비스만으로 승부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내려놓고 또 배우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덕분이었다"고 했다.

연 대표는 12세 쌍둥이와 8세 막내까지 세 아들의 엄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기혼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워킹맘으로 12년을 보낼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에게 필요한 시스템을 갖춰나간 것이다. 연 대표는 "맞벌이를 결심했다면 그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고 정신을 무장해야 한다. 그렇다고 슈퍼우먼이 될 필요는 없다"며 "직장을 다니기로 결심했다면 남편과 부모님, 시터의 도움을 받는 등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과 가정을 챙기느라 지친 여성 후배들에게 연 대표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스스로에게 가치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 그런 다음 계속 일하고 싶다면 '계획과 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다. 2~3년 단위로 자녀의 성장 주기에 맞춘 단기 계획을 세워 장기적인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연 대표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데,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모습을 볼 때 잠깐을 기다리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하는 일에서 급여나 지위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면 도우미를 쓰는 비용을 아끼지 말라고 후배들에게도 조언한다. 나중에 더 많이 벌어 메울 수 있다. 겁내지 말고 단기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산업으로 평가받는 IT 업계이지만 여전히 여성 임원 비율은 낮다. 연 대표는 여성 이용자가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때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성 임원이나 CEO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 대표는 "대부분의 소비재나 서비스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데 여성 임원이 없거나 여성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은 서비스는 산으로 갈 수 있다"며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들도 야망을 드러냈으면 좋겠다. 큰 조직에서 여성들이 하고 싶은 일이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을 잘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연 대표는 "여성들은 조직의 균형을 맞추거나 직원들과 소통할 때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의 부분에 강점이 있고 이 부분에서 매력을 드러낸다면 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출산 이후 여성들의 경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지만 지구력이 필요하다. 커리어에 대한 집요함,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연현주 대표 프로필
▲ 연세대 인문학부 졸업 ▲ 2001 한국IBM
▲ 2002~2009 다음커뮤니케이션 광고비즈니스 사업부장,
경영혁신팀 팀장, M&A팀 팀장
▲ 2009~2012 엔씨소프트 전략팀 차장
▲ 2013~2015 카카오 카카오톡 이모티콘 사업부장
▲ 2015~2016 카카오 O2O 홈서비스 사업부장
▲ 2017.1~ 생활연구소 대표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