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백악관 방문 중 기자들에게 "우리가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낸 북한 방문에서 어젯밤 돌아왔다"며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우리는 이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길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평양 방문에 대해 "진정한(real)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10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ㆍ미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 방북에서 북한의 종전선언 요구를 두고 북ㆍ미 간 의견이 대립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사찰을 제안하면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시설뿐만 아니라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전체 시설이 폐기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UN)군사령부 해체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폼페이오 장관에 생각을 전달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을 얻어내기 위해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대상 목록을 제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현 시점의 비핵화 조치는 종전선언과 걸맞지 않다는 생각을 전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에 대해서는 핵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어떤 종류의 핵실험이 이뤄졌는지를 시험하고, 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울 것"이라며 "북한이 핵실험에 플루토늄이나 무기급 우라늄 혹은 두 종류 모두를 사용했는지 등을 이번 사찰에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허울뿐인 양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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