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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암수살인' 장르적 관습 대신 꼼꼼한 취재에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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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암수살인' 장르적 관습 대신 꼼꼼한 취재에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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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균 감독, 김윤석ㆍ주지훈ㆍ문정희ㆍ진선규ㆍ허진ㆍ원현준 주연 '암수살인' ★★★★
감옥에서 살인 일곱 건을 자백한 범인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첨예한 대립을 그린 범죄 실화 극.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한 에피소드를 본 감독이 실제 주인공 형사 등을 취재해 완성했다. 한국판 '양들의 침묵(1991년)' 혹은 '조디악(2007년)'이다. 장르적 관습에서 벗어나 싸이코패스 범죄자와 형사의 대립을 시종일관 꼼꼼하고 차분하게 펼친다. 경찰, 검찰, 법원 등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도 돋보인다. 특히 스모킹 건 없이 어설프게 낭독되는 판결문은 사법 불신의 현 주소를 돌아보게 한다. 건조한 톤을 유지하면서 생기는 낮은 긴장은 배우들의 준수한 연기로 메워진다. 강력한 형사를 주로 연기해온 김윤석은 전혀 다른 접근으로 기시감을 최소화하고, 주지훈은 부산 사투리를 실감나게 구사하며 매서운 몰입을 보여준다. 이 둘의 대결 구도를 망원렌즈로 담아 관객이 사건에 개입할 만한 여지를 제공한다. 빈틈없는 취재 덕에 경찰서, 법원 등 익숙한 공간들이 다른 영화들보다 현실적으로 나타난다. 수사 현장 등 곳곳에 풍자적 요소를 삽입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흐름에 쉼표를 찍는다. 태생적인 단점을 사전에 파악했기에 가능한 완급 조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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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 램지 감독, 호아킨 피닉스ㆍ예카테리나 삼소노프ㆍ알렉스 마넷ㆍ알렉산드로 니볼라ㆍ존 도먼ㆍ주디스 로버츠 주연 '너는 여기에 없었다' ★★★★
끔찍했던 유년기와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청부업자 조(호아킨 피닉스)가 부패한 권력에 의해 납치된 소녀 니나 보토(예카테리나 삼소노프)를 찾아나서는 스릴러. '케빈에 대하여(2012년)'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감독이 6년여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조나단 에임스의 동명 소설을 직접 각색했다. 흔한 이야기를 다양한 은유를 통해 색다르게 펼친다. 그 표현은 대부분 플래시백과 클로즈업 샷으로 나타난다. 다소 흐름이 부자연스럽지만 조니 그린우드의 독특한 음악을 배치해 이질감을 최소화한다. 폭력을 향한 시선을 의도적으로 구분한다. 조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모습은 암시 정도로 묘사하지만, 그에게 가해지는 힘은 직접적으로 비춘다. 그 덕에 자살까지 생각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전한다. 한편으로는 폭력과 공포에 기대지 않고 선과 악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호아킨 피닉스는 특유의 푸른 눈빛을 앞세워 조의 불안한 심리를 깊이 있게 묘사한다. 폭력으로 물든 세상의 중심에 선 피해자이자 가해자로서 비극적 희망을 가리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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