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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PI를 기억하라…규제가 한국ICT 발목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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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토론회 '국가주의적 통신정책 한계·과제'
"과거 WIPI로 외산폰 도입 막혀…규제 풀어야"
요금 인가제 폐지, 망중립성 완화 등 주장 나와
"보편요금제 보다는 알뜰폰으로 통신비 내려야"

"WIPI를 기억하라…규제가 한국ICT 발목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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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아이폰이 한국 땅을 밟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위피(WIPI)라는 규제 때문이었다. 국내 판매되는 휴대폰은 정부가 주도해 만든 WIPI라는 무선인터넷플랫폼을 탑재해야 했다. WIPI는 외산폰의 한국시장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규제는 오히려 경쟁을 약화시켰고, 그 결과는 소비자의 후생 감소였다.

5G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각종 사전규제와 정부주도 규제가 한국 ICT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사후적·자율규제를 강화하고 사업자간 경쟁으로 통신비 인하·산업발전을 동시에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국회에서는 '문재인정부의 국가주의적 통신정책 한계와 과제'를 주제로 문재인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포함한 한국 통신정책 전반을 되짚어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통신사업자가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요금인가제, 특정 가격에 특정 혜택을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망 사업자의 투자유인을 감소시키는 망중립성 규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통신 정책 개선 방향:보편요금제와 원가보상율을 중심으로'라는 발제를 맡은 한양대학교 신민수 교수는 '원가보상률'을 중심으로 가격을 인하하려는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원가보상률은 영업수익을 사업비용과 투자보수의 합인 총괄원가로 나눈 값이다. 원가보상률이 100%가 넘으면 투자 대비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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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는 "성숙기에 접어든 기존 서비스의 원가보상율을 근거로 요금 인하할 경우, 5G 등 신규 서비스 설비 투자 및 기술개발이 어려워 통신산업의 붕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원가보상률만이 통신비 산정의 근거가 될 경우, 천문학적 투자비가 소요되는 5G는 초고가 요금제가 될 수 밖에 없단 지적이다.

또 신 교수는 이통사에 보편요금제를 강제하기보다, 알뜰폰 사업자가 보편요금제 수준의 서비스를 출시토록 유도ㆍ경쟁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통신비 인하에는 공감을 표하면서도, 세부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신 교수는 "유튜브, 게임 등 데이터통신을 이뤄지는 중독재적 서비스는 요금 인하시 이용량을 증가시켜 통신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통신비 경감의 대상을 가격탄력성이 낮은 필수재적 통신서비스, 즉 음성 서비스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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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경희대 교수도 사전·정부 규제가 낳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그는 "급속한 기술 변화가 특징인 산업에서 규제와 정책은 종종 기업 활동에 대한 비생산적인 제약으로 이어졌다"면서 "오랜 동안 부작용과 후유증을 남겼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WIPI를 꼽았다. 그는 "규제와 정책은 공급생태계를 교란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사후적으로 적용돼야 효과적이며, 개입할 경우에도 특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신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망 중립성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율주행차가 강남역과 같은 통신 을 지나고 있을 때 다른 일반적 서비스로 인한 트래픽 경합으로 적시에 제어신호가 전송되지 못할 경우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서비스에 대하여는 통신품질이 상시적으로 보장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요금인가제로 인해 시간이 적잖이 소요되고, 신고제 또한 사전 협의 명목으로 인가제처럼 운영됨에 따라 시장의 경쟁 강도는 떨어지고 혁신적인 요금제 출시에 장애가 돼 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가제 뿐만 아니라 신고제도 함께 폐지해, 정부가 사전적으로 민간사업자의 요금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배제하고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혁신적인 요금제를 시장 경쟁상황에 맞게 즉시 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약관의 인가 및 신고 의무를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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