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말하는 비핵화란 美 핵우산 제거”

지난주 스위스서 남북미 반관반민 회의… 北대표, 핵우산을 美의 적대정책과 연관 지어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남북한과 미국의 전현직 당국자들이 지난주 스위스 글리옹에서 열린 반관반민(1.5트랙) 회의를 통해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 대행을 역임한 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산하 워싱턴 사무소 소장은 25일(현지시간) VOA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지난 17일부터 사흘 동안 열린 반관반민 회의에 참석해 북한 당국자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소재 싱크탱크인 제네바안보정책센터(GCSP)가 공동 주최한 이번 회의에는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관리 4명, 피츠패트릭 소장 등 미국의 전직 관리와 전문가 3명, 한국ㆍ중국ㆍ일본 관리 10여명과 러시아 학자 1명이 참석했다.

각국 대표는 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인식을 파악해보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측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핵우산을 대표적인 적대시 정책으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자들과 대화한 피츠패트릭 소장은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란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제거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북한의 한 대표가 핵우산을 미국의 적대정책, 한반도 비핵화와 연관 지어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츠패트릭 소장은 북한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그것인듯 판단되지만 북한이 그런 주장을 공식 발표 형태로 명확히 밝힌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스위스 정부와 GCSP는 '체르마트 안보회의'라는 이름으로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국 민관 인사들이 참석하는 동북아시아 안보 관련 반관반민 회의를 7년 전부타 해마다 개최해오고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